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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계약률 뚝.. 분양시장 내리막 걷나

박지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5 17:14

수정 2016.08.25 17:14

전국 신규단지 초기계약률18.7%P 떨어진 70.5%
경기 67.8%로 20%P 하락
# 수도권에 대규모 분양을 준비중인 중견건설 A사는 고민에 빠졌다. 올 상반기 청약 당시 순위내 마감에 성공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경험이 문득 떠올라서다. A건설은 당초 추석 연휴 이후에도 올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공급을 준비하고 있지만 자칫 무리하게 공급에 나섰다 미분양 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

초기계약률 뚝.. 분양시장 내리막 걷나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뜨거운 청약 열기가 실제 계약률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초기계약률이 떨어지면 미분양이 시작되고 이는 결국 주택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게 돼 이는 결국 주택시장 침체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114를 비롯한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전국 신규아파트 초기계약률은 전년동기대비 18.7%포인트 떨어진 70.5%를 기록했다.


■초기계약률 서울만 강세, 미분양 우려도

전국 아파트의 초기계약률이 떨어졌지만 서울은 100%에 가까운 초기계약률을 유지하며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을 보여줬다. 반면 경기도는 2.4분기 67.8%로 지난해 88.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시작 후 3~6개월 사이 계약률을 나타낸 것으로 청약률보다 더 정확한 분양시장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이같이 초기 계약률에 경고등이 들어오며서 미분양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제 지난 6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5만9999가구로 전월 대비 8% 증가한 상태다. 계약률이 떨어짐에 따라 3.4분기도 미분양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미분양 증가 추세는 계약률 하락에 따른 것이어서 3.4분기에도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신규 분양의 증감에 따라 전체 미분양 가구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수도권 지역에서 숨고르기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에 분양하는 아파트는 총 16만가구에 달한다.

8월 현재 9만 6300여가구가 공급돼 계획대비 59%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이후 본격적인 가을 분양 성수기가 예정돼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시기조절이 불가피하다"면서 "앞서 분양한 단지의 물량 소진과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청약도 양극화 현상

최근에는 수도권 청약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3년 새 수도권 청약 미달단지 비율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집단대출 규제 이후 단지 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국지적인 공급과잉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2013년 사이에는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평균 53%가 청약마감에 실패했지만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에는 평균 81%가 청약마감에 성공했다. 그러나 낮은 청약 미달 비율에도 불구하고 단지 별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어 수도권 일부 지역은 국지적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수도권에서 청약이 미달된 24개 단지 중 21곳이 경기도에 위치했다. 서울은 청약미달 단지가 2곳에 그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청약률과 분양권 전매 거래량은 여전히 양호한 흐림이지만 초기분양률과 미분양 지표는 시장에 이미 경고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면서 "지표의 움직임을 간과하지말고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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