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차 임단협 100일만에 합의, 파업 대신 노사 상생.. 車 경쟁력 강화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5 17:20

수정 2016.08.25 17:20

기아차 임협도 속도낼 듯
현대차 임단협 100일만에 합의, 파업 대신 노사 상생.. 車 경쟁력 강화

파업 장기화 우려가 높았던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이 100일만에 노사가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해 자동차업계의 파업리스크도 진정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24일 마라톤 협상끝에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50%, 격려금 330만원, 주식 10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 올해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 5월17일 임협 개시 이후 100일만이다. 지난해 노조위원장 선거기간 2개월을 빼더라도 임협 합의에 4개월이상 걸렸던데에 비하면 한달가량 짧은 기간이다. 그만큼 노사가 한발씩 물러나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요 쟁점인 임금피크제 확대와 승진거부권 등은 노사가 추후 시간을 갖고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브렉시트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대립과 갈등 구조가 아닌 상생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아우격인 기아차의 임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임협이 그동안 큰 틀에서 현대차와 궤를 같이 해왔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현대차 잠정합의안을 기준으로 기아차 임협도 타결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한달 늦은 6월부터 임협을 시작해 현재 노사가 각각 요구안을 고심중인 단계다. 현대차 임협이 최종 타결되면 기아차 노사도 현대차 합의안을 토대로 임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올해 임협은 이르면 9월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하루 4~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GM도 업계 최대 노조인 현대차의 해빙무드로 파업의 동력을 잃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1,2위의 경쟁업체가 파업을 중단하고 생산을 정상화하면 3위인 한국GM의 노조 입장에서도 파업을 계속해서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변수는 있다. 최종관문인 26일 노조 찬반투표 총회에서 현대차 잠정합의안이 가결돼야 올해 임협이 마침표를 찍게 된다. 현재로선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지만 뚜껑은 열어봐야한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2008년 합의안 부결로 2차투표까지 간 바 있어 속단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에서 부결될 경우에는 노사가 추가 교섭을 통해 합의안을 다시 마련하고, 이를 노조원들에게 찬반의견을 묻는 2차 투표를 실시해야한다. 부결시 추가적인 합의안을 이끌어내야하는 등 전체적인 임협 기간이 길어져 노사 양측 모두 부담을 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 노조의 구심점인 현대차가 원만한 합의에 도달해 진통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도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파업리스크부터 해소돼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9일이후 14차례에 걸친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른 손실 규모는 생산차질 6만5000대, 금액으로는 1조47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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