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6 한국-필리핀 오로라지역 개발협력 포럼] (3·끝) "필리핀 원전에 韓기업 참여 기대..오로라 경제구역도 투자해달라"

김진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5 17:23

수정 2016.08.25 22:18

fn-오로라 경제자유구역청(APECO) 공동 주최 
인터뷰-소니 앙가라 필리핀 상원의원

인구 1억2000만 기회의 땅
대륙붕 개발 등 속속 추진
사업 수주땐 兆단위 수익
"필리핀 반부패 개혁 추진 외국자본 유치에 긍정적..한국과의 교류 확대 기대"
지난 2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소니 앙가라 상원의원이 한국과 필리핀 간 경제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이날 앙가라 상원의원은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과 만나 1시간여 동안 경제 현안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 2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소니 앙가라 상원의원이 한국과 필리핀 간 경제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이날 앙가라 상원의원은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과 만나 1시간여 동안 경제 현안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사진=박범준 기자


인구 1억2000만명 규모인 '아시아의 진주' 필리핀이 한국 기업에 신수익 창출을 위한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필리핀이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소하고자 수조원대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데 이어 오로라주 앞바다에 위치한 '벤험 라이즈'(대륙붕 지역)의 천연자원 개발 등 천문학적인 대형사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필리핀의 국가적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들이 사업을 수주할 경우 수조원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 앙가라 필리핀 상원의원은 지난 2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단독으로 만나 "한국이 필리핀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양국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니 앙가라 의원은 에드가르도 앙가라 전 상원의장의 아들이자 역대 필리핀 최연소 상원의원으로서 필리핀 정계의 유망 정치인이다.

이날 소니 앙가라 의원은 파이낸셜뉴스와 오로라경제자유구역청(APECO)이 개최한 '2016 한국-필리핀 오로라지역 개발협력 포럼'을 기념, 한국과 필리핀의 경제협력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소니 앙가라 의원은 필리핀의 전력, 항만, 관광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한국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한국이 필리핀의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등의 상호교류를 확대해 양국이 동반성장할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게 그의 지론.

특히 그는 필리핀의 고질적인 전력난을 해소키 위한 복안으로 여겨지는 원전 건설이 가시화될 경우 한국 기업의 참여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필리핀은 현재 전력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어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필리핀에는 원전이 한 곳도 없다. 다만 화력발전소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지만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소니 앙가라 의원은 "원자력이 발전 비중의 30%에 달하는 한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안전성 문제만 해결될 수 있다면 한국 원전 분야와 협력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통상 원전 건설에는 한 기당 5조원 내외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필리핀이 원전 건설에 나설 경우 한국 기업은 상당한 수익창출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앙가라 의원은 이날 참석한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에게 한국의 원전 현황과 안전성에 대한 설명을 듣는 동시에 향후 에너지개발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필리핀은 전력난이 심각해 원전 건설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앙가라 의원이 원전에 대한 반대여론 속에서도 전력난 해소를 위해 원전 건설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앙가라 의원은 오로라주 내 벤험라이즈 해역 개발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벤험라이즈는 1300만㏊ 규모의 대륙붕 지역이다. 현지 연구진에 의하면 이 지역에서 최근 메탄 고체가 발견되면서 대량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필리핀 UP해양연구소 연구진이 한국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필리핀 정부는 경제성이 입증되면 본격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앙가라 의원은 "오로라주는 천연가스와 미네랄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며 "이번에 양국이 공동으로 경제협력 포럼을 진행하며 한국과 필리핀 전문가들의 만남으로 오로라주를 둘러싼 다양한 산업이 한 차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앙가라 의원은 오로라 경제자유구역의 성장 가능성도 낙관했다. 동시에 이 지역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오로라 경제자유구역은 그동안 진행 속도가 더뎠지만 앞으로 수년 안에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필리핀 정부의 높은 관심 아래 오로라주는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 등 기술산업이 발전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앙가라 의원은 지난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7%의 고성장률을 보인 데 대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효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후 강력한 개혁을 추진한 덕분에 필리핀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

그는 "현재 필리핀은 반부패, 마약근절 등 사회 전역에 걸쳐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외국자본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올해 필리핀 정부의 GDP 대비 국채비율은 44%로 매우 건전한 수준"이라며 "골드만삭스는 필리핀이 오는 2050년에는 세계 14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앙가라 의원은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표시했다.
그는 "서울은 늦은밤에도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저녁 문화가 열정적인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부친(에드가르도 앙가라 전 상원의장)과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교류를 지속.확대시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양형욱 부장(팀장) 박범준 차장 신현보 김가희 이진혁 이태희 김진호 기자*소니 앙가라 필리핀 상원의원 ■ 약력 △44세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석사 △유럽연합 필리핀 대표단 △필리핀 로펌 ACCRA 변호사 △뉴에라대학(NEU).센트로에스콜라대학교(CEU) 법학대학 교수 △필리핀 조세무역위원회, 게임.오락.스포츠위원회 의장(현) △필리핀 관광, 국제관계, 과학기술, 노동고용위원회 부의장(현)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