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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명 관람신청...일본 군사대국화 이빨 드러내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8 17:18

수정 2016.08.28 17:18

【고텐바<일본 시즈오카= 문형철】
북한의 SLBM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는 가운데, 27일 일본 육상자위대는 이러한 안보상황을 고려한듯 최신 10식 전차와 아파치 헬기를 동원해 강력하고 공격적인 화력연습으로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이번 화력시범에는 관람허용 인원의 29배인 약 14만 명이 신청해, 일본 국민들의 안보의식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14만명이 관람 신청 강력해진 화력연습
이날 도쿄에서 전철로 약 2시간, 인구 약8 만명의 일본의 소도시인 시즈오카(靜岡)현 고텐바(御殿場)시 여느 때와 달리 일본 각지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시 이곽에 위치한 아시아 최대의 화력 훈련장인 히가시후지(東富士)연습장에서 육상자위대가 연중 최대 규모로 여는 훈련인 '후지종합화력연습'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공식 화력연습은 다음날인 28일이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화력시범을 보이기 위해 이날에도 공식행사와 동일한 화력시범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고텐바 역에서 약 30분 떨어진 후지산 자락에 위치란 연습장에 오전 10시께 도착하자 "탄착(彈着) 공격 준비사격 개시"라는 구호와 함께 155mm의 폭발음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연습 관람장까지약 500미터 정도 길게 늘어선 인파들 사이에서 "스게(スゲ·대단하다는 의미)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오전 10시 자위대의 99식 자주포의 155mm 발사로 시작된 화력연습은 중간중간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오후 2시 까지 이어졌다.

'북한의 SLBM 발사등 최근 북한의 위협이 이번 연습에 반영 됐냐'는 질문에 육상자의대의 한 관계자는 "특별히 북한을 상정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시 영토 탈환이라는 전술 시나리오 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관람 허용 정원의 29배인 약 14만명이 관람 신청을 했기 때문에 여느 때와 달리 바뀐 안보상황을 일본 국민들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례적인 연습이지만 지난 24일 북한이 동해로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일본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JADIZ)에 떨어진 만큼 연습은 '보여주는 행사'가 아닌 실전같은 훈련'으로 펼쳐졌다.

때문에 화력연습에 참가한 일본인들의 다수는 이번 연습을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전쟁이나 유사사태 등 안보 현실과 연결지어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의 최신 10식 전차가 우천중 기동간 화력 시범을 보였다. 2016년 후지종합화력연습을 하루 앞둔 27일 육상자위대는 종합화력 연습을 일반에 공개했다. 사진=문형철 기자
일본의 최신 10식 전차가 우천중 기동간 화력 시범을 보였다. 2016년 후지종합화력연습을 하루 앞둔 27일 육상자위대는 종합화력 연습을 일반에 공개했다. 사진=문형철 기자

군사대국 이빨을 드러내는 일본
이날 연습을 보러온 관람객에게 배부된 신문 형태의 연습 안내서에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연습장을 방문한 관람객에게 방위성과 자위대에 대한 지원고 협력을 부탁한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정세가 복잡하게 변해감에 따라 유사시를 대비한 자위대의 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카베 도시야(岡部俊哉) 육상막료장(육군 참모총장)은 "일본을 둘러 싼 중국, 북한, 러시아 등의 군사력 강화로 불안전 요인이 커져가고 있다"면서 "즉응력 있는 억지력을 발휘하기 위해 '강력한 육상자위대 창조'를 위한 훈련을 정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퇴역 자위관이라고 밝힌 70대 관람객은 "안내서 일면에 쓰인 '일본의 본기'(日本の本気)를 보일 때가 왔다"며 "북한의 도발에 왜 일본이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느냐 화력연습을 통해 일본의 본기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의 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20대 커플은 "일본인이 타국의 전쟁에 참여해 죽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일본의 안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인들에게 북한과 중국은 공포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일본의 힘을 보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커플은 "이웃의 한국과는 협력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미국을 중심으로하는 한미일 3국의 군사공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육상자위대측은 연습 휴식 시간에 "외딴 섬에 자위대 부대를 배치하거나 유사사태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홍보 방송을 내보냈다.

일본 육상자위대원들이 27일 종합화력 훈련에서 CH-47 헬기에서 강하하고 있다. 이번 연습은 일본의 특정 섬을 탈환한다는 시나리오로 진행됐으며, 공세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일본 육상자위대원들이 27일 종합화력 훈련에서 CH-47 헬기에서 강하하고 있다.
이번 연습은 일본의 특정 섬을 탈환한다는 시나리오로 진행됐으며, 공세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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