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진해운 법정관리땐 공멸.. 현대상선과 합병해야"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8 17:44

수정 2016.08.28 22:09

선주協, 합병 공식 제안
29일 정부·채권단에 건의.. 해운 미래 위한 결단 촉구

해운업계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합병을 공식 제안했다. 업계가 양사 합병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가게 되면 해운업계의 공멸을 불러오는 만큼 한진해운을 정상화해 현대상선과 합병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선주협회는 28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면 회생이 아니라 청산이 명백해진다"며 "이럴 경우 글로벌 노선으로 움직이고 있는 120만개 컨테이너는 마비되는 등 물류대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은 "한진해운 매출 소멸, 환적화물 감소, 운임 폭등 등으로 연간 17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부산지역 해운항만업계는 2300여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한진해운을 우선 정상화한 뒤 현대상선과 합병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현재로선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제안했다. 한국선주협회와 해양분야 48개단체 연합체인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29일 이런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정부와 금융권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업계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현대상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이 글로벌 최강 해운동맹 2M에 합류했지만, 2M 멤버 머스크나 MSC에 비해 외형과 내실은 현저히 낮다. 세계 1.2위인 머스크, MSC는 각각 컨테이너선 623척(점유율 15.37%), 493척(13.39%)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은 고작 60척(2.1%)이다.

조봉기 선주협회 상무는 "현대상선은 해외 선사로 언제든 인수합병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한진해운이 사라져 국내 항만도 제 기능을 못하는 처지가 되면 현대상선의 영업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모두 산업은행 관리로 들어오게 되면 합병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정부 당국이 한국 해운의 미래를 생각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은 98척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전 세계 90여개 항만이 연결된 74개 노선으로 연간 400항차 이상 정기선 운송서비스를 해왔다. 지난 7월 기준 미주항로 시장점유율은 7.4%로 머스크, 에버그린 등에 이어 세계 5위다.
통상 해운경쟁력 순위 기준인 컨테이너선 점유율은 2.95%로 세계 7위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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