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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더민주 비주류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8 17:47

수정 2016.08.28 17:47

추미애 당 대표 당선에 최고위원단까지 친문계
의사결정때 소외 가능성.. 당직인사 중용에 기대
더불어민주당의 8.27 전당대회 결과 친문재인계의 '한판승'으로 끝나자 비주류가 향후 진로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추미애 신임 대표야 그렇다치더라도 최고위원단마저 친문계가 장악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비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가 사실상 없어지게 된 것이다. 비주류측은 친문계의 세 확산을 통한 독주를 우려하면서 당내 대권 구도 경쟁에서 '건강한 견제'기능이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향후 주요 당직 등에서 새 지도부가 탕평책을 통한 당내 통합에 적극 나서줄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모양새다.

■비주류 지도부 입성 '제로'

28일 더민주에 따르면, 새 지도부는 사실상 친문체제로 재편됐다. 당의 바닥민심을 대변하는 권리당원들의 '몰표'와 국민의당으로의 분화과정에서 이탈한 옛 민주당원들의 표심이 친문계 성향의 당원들로 '대체'되면서 전체적인 당 주류는 친문세력으로 '치환'됐다는 관측이다.

전대에서 선출된 추미애 신임 대표와 최고위원 8명의 세력 분포도를 살펴보면, 거의가 친문인사들로 포진해있다.


최고위원 8명 중에서도 양향자 여성 최고위원, 김병관 청년 최고위원, 지역별 최고위원인 김영주.전해철.심기준.최인호 최고위원 등 6명이 친문으로 분류된다.

송현섭 노인 최고위원이나 김춘진 호남 최고위원 등 남은 두 명도 친문성향 인사들이어서 사실상 새 지도부는 특정 세력인사들이 장악한 셈이다.

전대 과정에서 추 신임 대표를 측면 지원한 최재성.노영민.정청래 전 의원 등도 친문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 향후 이들의 당내 영향력은 점차 확대돼 '약화'된 비주류와의 정면 충돌도 예상된다.

반면 같은 '범주류'였던 민평련.혁신위 인사들은 친문 인사들의 대거 지도부 입성에 거의 맥을 추지 못했다.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최하위를 기록하고, '범주류'로 불렸던 민평련.혁신위 소속 인사들도 지보두 입성에 실패했다.

당초 재야세력과 민주화.노동세력 등 친문 진영의 폭넓은 지지와 함께 비주류의 일부 이탈표까지 감안할 때 상당한 득표력이 예상됐던 김상곤 후보는 친문 표심의 '몰표'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했다.

여성 최고위원에 출전한 민평련 유은혜 후보나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한 혁신위 이동학 후보도 '문재인 키즈'인 양향자.김병관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주요 당직 및 당내 화합 차원서 중용 기대감

비주류의 약진을 꿈꿨던 이종걸 후보역시 전대 패배로 인해 당내 비주류의 입지를 거의 쪼그라든 상황이다. 이처럼 결속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당내 '변방세력'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비주류의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이종걸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하고 당 대표 경선에서 2등을 차지했지만 지도부 입성에 모두 실패하면서 이후 당내 의사결정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비주류는 당장 정치적 목소리를 크게 내기보다는, 친문 주도 지도부의 대여 협상력 및 정국 대응력의 추이를 봐가면서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대선을 관리할 추미애 호(號)에서 비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할 루트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비주류의 정치적 재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비주류측은 다만 친문 특정 세력으로 당 의사결정구조가 독단으로 흐를 수 있다면서 '건강한 견제' 역할과 당내 화합 차원에서 향후 주요 당직에서 비주류 인사들의 '중용'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또한 특정세력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친여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이길 가능성이 적은 만큼 중도층 끌어안기 등 외연확장을 위해 당직 인사나 새 지도부가 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주류측을 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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