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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주윤 닷 대표 "시각장애인에게도 스마트 세상 열립니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8 19:17

수정 2016.08.28 19:17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 개발 김주윤 닷 대표
문자·숫자 점자로 표현
점자 정보 단말기보다 가격 10분의 1로 낮춰
10월 양산 앞서 선주문.. 13개국에 350억 계약
점자패드도 개발중
김주윤 닷 대표(앞줄 왼쪽 세번째)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각장애인인 인턴을 비롯해 50~60대 기술고문 등 닷 임직원의 노력 결과물이 닷 워치"라고 말했다.
김주윤 닷 대표(앞줄 왼쪽 세번째)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각장애인인 인턴을 비롯해 50~60대 기술고문 등 닷 임직원의 노력 결과물이 닷 워치"라고 말했다.

오는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닷 워치'
오는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 '닷 워치'

"전 세계적으로 3억 명에 이르는 시각장애인의 눈과 마음을 밝혀줄 수 있는 기기를 만들고 있다. 이들의 점자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즉 시각장애인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형 기기)를 통해 정보 접근과 보행의 자유를 보장받으면서 지식기반의 직업 활동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이들이 일반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공 점자 확대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있다.
세계 최초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시계('닷 워치')를 만든 닷(dot)의 김주윤 대표는 지난 26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학시절 교회와 봉사활동 현장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두꺼운 점자책으로 성경을 접하는 것을 봤다"며 "2014년 한국에 들어와 본격적인 조사를 통해 점자 기반 콘텐츠와 점자 리더기 등이 턱없이 비싸고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특히 점자만 알아도 지식기반의 일을 할 수 있음에도 시각장애인의 문맹률이 90%에 이른다는 건 김 대표가 닷을 창업하게 된 결정적 이유다.

이후 김 대표는 2015년 4월 법인을 세워 점자 리더기의 휴대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그 첫 결과물이 닷 워치다. 오는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닷 워치'는 24개의 돌기로 모든 문자와 숫자를 점자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시간 확인은 물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문자 메시지나, 전화 등 각종 알림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전자석 코일 소재의 점자 모듈을 만들어 기존의 점자 정보 단말기보다 가격은 10분의 1, 크기는 20분의 1 수준 이하로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한 공장 내 증설을 마무리한 닷은 연내 닷 워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100% 국내 생산)'를 고집하며 원천 기술을 보호하는 동시에 판매 가격도 30만 원대로 책정했다. 닷 워치는 현재 닷이 자체 구축한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선주문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3개국에서 총 35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외 유명 대학 및 연구소,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와 공동연구 등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닷은 또 '능동형 멀티 엑츄에이터' 등 약 30개의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모듈의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즉 스마트워치를 비롯해 다중배열 구조의 점자 패드('닷 패드')도 개발 중이다. 태블릿PC 형태의 닷 패드는 점자 교육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닷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마련한 창의적 가치 창출(CT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닷 미니'를 개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시각장애인용 점자 교육 패드인 '닷 미니'의 현지 보급도 앞두고 있다.

기존에는 선생님이 시각장애인과 일대일로 마주앉아 점자교재를 통해 수업해야 했지만, 이제 닷 미니 등 교육용 패드만 있으면 독학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닷 패드는 문자 뿐 아니라 도형 등 이미지까지 점자로 표현하면서 시각장애인이 풍경화 등을 손으로 느낄 수 있게 지원한다. 또 점자 악보를 접하면서 악기도 배울 수 있게 된다.


닷은 앞으로 자체 개발한 '공공 점자 모듈'을 기반으로 비콘(근거리 무선통신)과 닷 워치 연동을 통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과 대형 놀이공원, 국립도서관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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