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격호 '인지능력장애'… 한정후견인 선임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31 17:37

수정 2016.08.31 22:32

檢, 롯데일가 수사 본격화.. 법원, 한정후견 개시 결정
후견인에 장·차남 제외한 사단법인 '선'에게 맡겨.. 신동주도 오늘 검찰 소환
한정후견인이 선임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한정후견인이 선임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대한 후견인 개시가 결정됐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62)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등 롯데그룹 일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다.

■경영권 갈등 계속…한쪽에 못 맡겨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8월 31일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사건을 심리한 결과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으로 이태운 전 서울고법원장이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선을 선임했다.

법원은 한정후견인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자녀들 사이에 신 총괄회장의 신상보호 및 재산관리, 회사의 경영권 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그중 한쪽에 후견업무를 맡긴다면 후견업무를 둘러싼 분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 총괄회장의 복리를 위해 중립적이고 객관적 입장에서 후견사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후견법인인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2010년과 2012년, 2013년 분당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시 의료진에게 기억력 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현재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 장애를 호소했고 2010년쯤부터 '아리셉트(Aricept' '에이페질' 등과 같은 치매 관련 치료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했다"며 "질병, 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의 심문기일과 조사기일, 현장검증에서 시간·장소에 대한 지남력이 부족하거나 상실된 것으로 보이는 진술을 여러 차례 했다"며 "조사관의 조사 결과에도 신 총괄회장의 지남력과 인지능력 저하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정후견인은 이미 이뤄진 신 총괄회장의 법률행위를 되돌릴 권한은 없지만 법원이 정한 일부 범위 내에서 대리권.동의권.취소권을 갖는다.

■檢, 신동주 소환 "경영권 분쟁 조사"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동주씨를 9월 1일 오전 10시 소환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의 혐의는 급여와 관련한 횡령이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개인비리 혐의에 더해 신동빈 회장과 관련한 입장 등도 물어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롯데 수사가 형제의 난과 관련돼 촉발된 면이 크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한 본인 입장을 들어볼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혐의사실과 상당부분 관련이 있어 그런 부분도 질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구속 중)도 탈세 혐의로 추가 소환해 조사했다. 신 이사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에 대한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다. 신 총괄회장이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롯데홀딩스 주식 6.2%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57) 모녀와 신 이사장에게 편법으로 증여, 6000억원가량을 탈세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탈세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은 현재 일본에 체류하며 검찰의 입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서씨도 변호인을 통해 입국해 조사받을 것을 종용하고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김성호 기자*한정후견인은 당사자에게 행위능력은 있지만 질병이나 장애, 노령으로 인해 판단력이 부족해진 경우에 당사자의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선임되는 사람이다.
4촌 이내 친족이나 배우자, 검사나 자치단체장이 후견개시 청구를 할 수 있으며 가정법원이 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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