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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저출산 극복도 오케스트라처럼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1 17:20

수정 2016.09.11 17:20

[차관칼럼] 저출산 극복도 오케스트라처럼

최고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노라면 무슨 곡인지에 앞서 완벽한 하모니에 빠져들게 된다. 정교한 현악앙상블, 화려한 금관사운드, 목관악기의 정확한 연주와 타악기의 역동성까지 더해져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낸다.

저출산 문제로 온 나라가 걱정이다. 그러고 보니 저출산 문제 해결에는 나라 전체가 오케스트라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한 파트도 빠짐없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하는 오케스트라처럼, 각 정책영역이 두루 잘 돼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한두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다.
흔히 취업난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과도한 양육비용이 꼽히지만, 훨씬 복합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명을 존중하고 삶을 긍정하는 마음의 여유와, 자녀를 낳아 키우고 싶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신뢰가 기본 바탕이 돼야 한다. 그래서 난임시술비 지원이나 남성육아휴직수당 인상 같은 대책과 더불어 양육친화적이고 가족친화적인 사회문화와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망도 구축돼야 하는 등 사회 거의 전 영역의 부단한 개선이 요구된다. 여성가족부는 가족정책의 주무부처로서 '저출산 위기 극복'이라는 큰 틀에서 각 정책영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첫째,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가족친화적인 사회문화를 조성하고, 각 가정의 양육부담을 덜어주는 데 중점을 뒀다. 정부가 직접 아이 돌봐주는 분을 파견하고 소득수준에 맞춰 비용도 지원하는 '아이돌봄서비스' 지원대상을 크게 확대했다. 기존 영아종일제 지원연령은 만 1세 이하였으나 이를 만 2세 이하까지로 늘려 지원대상을 2000여가구 증가한 5450여가구로 확대했다. 이웃 간 품앗이 육아를 지원하는 '공동육아나눔터'도 14개 지역을 추가 확대해 전국 66개 지역으로 늘린다.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적극 지원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도 올해보다 1000개 늘어난 2800여개사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둘째, 취약가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가족의 울타리를 더욱 튼튼히 할 것이다. 가정은 생명의 탄생과 성장의 보금자리다. 한부모가족의 안정된 양육환경 조성을 위해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아동양육비 지원단가를 월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하고, 지원연령도 현재 만 12세 미만에서 내년부터 만 13세 미만으로 높인다.

셋째, 여성과 아동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각종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예산도 강화했다. 일반 국민 대상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이 3600회에서 5000여회로 늘어나고, 폭력피해 여성들을 위한 보호시설도 확대한다. 또한 폭력피해자들에 대해 의료.법률.상담.치유 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도 확충된다.

오케스트라 각 파트들이 제 역할을 다하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있다. 최고의 실력과 열정을 가진 단원 개개인들과 지도력을 발휘하는 마에스트로, 그리고 이들 간의 화합이라는 3박자다. 마찬가지로 저출산 문제라는 대명제 앞에 정부와 국민 모두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법을 찾아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며칠 후면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산부인과의 텅 빈 요람이 늘어갈수록 가족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추석의 의미는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10년 후, 100년 후에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풍성한 시기가 되길 바란다.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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