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에서 전기車충전소로 변신한 공중전화부스

지령 5000호 이벤트

- 환경공단, 환경부 주관 정부3.0에서 영예의 대상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기 전인 그 시절 공중전화는 서민에게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통신수단이었다. 군부대나 기차역, 터미널 등에선 공중전화 부스 밖으로 길에 늘어선 줄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통신기술의 발달로 휴대폰을 소유하기 시작하면서 공중전화는 점차 그 기능을 잃어갔고 자연스럽게 공중전화부스를 찾는 이들의 발길도 줄어들었다. 오히려 번화가에 설치됐던 공중전화 부스는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취급받는 일도 흔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KT링커스가 발표한 국내 공중전화대수와 영업손익을 보면 2012년 7만6783대의 공중전화부스에서 141억원의 적자가 났다. 2013년은 7만4833대(165억원), 2014년은 7만2000대(1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이런 상황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놀고 있는 공중전화 부스를 또 다시 돈을 들여 철거하지 않고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 국민의 삶을 편하게 하며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국민 중심의 정부혁신’인 정부 3.0과도 맞아 떨어졌다.

환경공단은 KT와 지방자치단체에 손을 내밀었다. KT가 공중전화부스를 무상 제공하고 지자체에서 도로변 주차구역을 확보해주면 환경공단이 거기에 공공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구태여 이같이 한 것은 공중전화부스가 주로 접근성이 편리한 도로변과 주거지역에 설치돼 있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환경공단은 우선 서울 마장동사무소 앞과 가산동 제일모직아울렛건너편·구로동 구로리공원 앞 대구 신천3동 성명맨션 앞과 평리3동 평상파출소·홀마트 앞, 경기도 성남 중앙동 동양컴퓨터 앞, 전남 순천 덕암동 역전시장과 조례동 대일학원 앞 등 4대 도시의 공중전화부스에 급속충전기 9기를 설치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최근 전기차를 구입한 뒤 공중전화부스 급속충전기에서 20분여만에 충전을 끝냈다는 사례 등이 공단 측에 속속 접수되고 있다.

환경공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기차 공공충전소, 포파킹 등 민간 어플리케이션(앱)개발로 전기차 충전소 정보도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환경부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플러스 친구맺기 해도 정보를 받을 수 있다.

환경공단은 이와 함께 전기차 보급정책 및 구입절차, 충전기 위치반영 경로정보 서비스 등 이용자 편의를 높인 전기자동차 정보포털도 구축하고 충전소 이상 유무를 실시간 확인한 후 신속히 조치를 위하는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환경공단의 공중전화부스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 설치 및 충전소 오픈 앱 민간 활용 지원은 이 덕분에 지난 21일 환경부 주관 정부3.0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각 부처 대상들은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범정부3.0 우수사례를 놓고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룬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급속충전기 구축확대와 충전인프라 공개서비스 강화를 통해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는 것은 결국 매연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전기차를 충전하면 지구에너지가 충전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