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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연봉 1억’ 현대차 노조의 일상화된 파업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5 17:06

수정 2016.09.25 17:06

12년 만에 전면파업 나서.. 생산차질 2조4000억 최대
올해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이번 주 중 강도 높은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26일 12년 만에 처음으로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벌이고, 27~30일에는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평균연봉 9600만원으로 국내기업 최고의 대우를 받는 현대차 노조의 요구가 끝도 없다. 노조는 회사 사정이 어렵건 말건,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으로 울산 지역 경제가 신음하건 말건 아랑곳없이 제 갈 길만 가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연례행사를 넘어 일상화되어 버렸다. 노조는 올 들어 임금협상 과정에서 19차례나 부분파업을 벌였다.
파업으로 인한 올해 누적 생산차질은 9만2500여대, 2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생산차질액은 2012년의 1조7000억원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회사 측은 임금피크제 확대안도 철회했다. 그러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됐다. "지난해에 비해 임금 인상이 미흡하다"는 반응 때문이었다. 노조가 해도 너무하다는 소리가 나오게 돼 있다.

최근 현대차는 사정이 매우 어렵다. 지난 8월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매는 내수 10만9000대, 수출 14만3000대 등 25만1000대로 2009년 8월(23만2000대)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현대차의 내수판매는 잦은 파업으로 1년 전보다 17.6%나 줄었다. 올 1~8월 중 현대차의 내수점유율은 31.6%로 4년 만에 7.1%포인트나 줄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에서 올 상반기 6.6%까지 곤두박질쳤다.

국내 공장에서 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8시간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14.7시간)의 2배에 육박한다.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 때문에 회사 측은 생산시설을 꾸준히 해외로 옮겼다. 현대차의 상반기 국내 생산비중은 36%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노조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중하는 사이 국내공장은 자칫 도태될 수도 있다.

회사도, 노조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생산성 향상에 매진할 시점이다.
노조의 파업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나라경제에도 피해를 준다. 귀족노조의 막무가내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노조의 묻지마 투쟁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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