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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급 넘치는 철강·유화도 구조조정 '메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8 17:42

수정 2016.09.28 17:42

30일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발표
철강, 설비 감축 등 고강도 예고.. 주형환 장관, 유화 사업재편 주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8일 공급과잉 업종인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의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산업부와 관계부처는 28일 주 장관 주재로 '제3차 산업구조조정분과회의'를 개최하고 '철강.석유화학사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주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구조조정도 개별기업의 재무상황만 볼 게 아니라 해당 산업의 큰 방향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며 "이번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은 업종별로 산업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철강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 각국의 수입규제 확대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글로벌 공급과잉 규모도 7억5000만t이 넘는다.

주 장관은 "우리도 (철강산업의) 선제적 설비조정과 감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롯데케미칼(허수영 석유화학협회 회장), LG화학, SK종합화학,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대한유화, 여천NCC, 한화토탈, 효성, 태광산업 등 석유화학업체 10개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고유가 시대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보다 석유화학업계의 선제적인 사업재편으로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장관의 발언은 정부의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가 임박한 시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최근 저유가로 인한 수익 증가로 사업재편이 지지부진한 석유화학업계를 향해 "공급과잉품목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사업재편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라고 해석된다.

폴리에스테르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은 단기간에 설비를 조정해야하고, 장난감용 플라스틱 소재로 설비의 감축과 전환이 진행 중인 폴리스티렌(PS)은 추가 설비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 이상 증설 없이 고부가 품목으로 전환이 필요한 것은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BR, SBR)와 파이프용 소재인 폴리염화비닐(PVC)이 지목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록 공급과잉품목으로 제시된 4개 품목이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 전체 생산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2%에 불과하지만,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대표적인 석유화학 대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대비 인식을 가늠할 수 있는 1차적 잣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계에서는 석유화학이나 철강 등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이 현재의 공급초과 상태를 해소하고, 업종의 효율성을 높여 산업 수준을 지금보다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정유화학업종은 올해 최대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물리적 통합보다는 산업구조를 선진화시켜 원료와 생산제품 간에 공급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경쟁력 강화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지적된 폴리염화비닐과 TPA 등은 우선적으로 품목전환이나 생산설비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화학업계는 그간 선제적 투자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국 자급률 상승 등 석유화학산업의 위기에 대비해 그동안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등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며 "추후 PVC, PS, 합성고무 등 공급과잉 제품에 대해선 고부가제품 확대를 포함한 경쟁력 강화 전략을 수립해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철강 업종은 강도 높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철강에서는 일부 후판 생산설비 가동을 줄이거나 단계적인 폐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철강업계는 산업구조 재편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설비 폐쇄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경우 필연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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