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油價 '왕서방' 마음대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8 18:15

수정 2016.09.28 22:12

산유국들 생산 동결해도 中 비축유 풀면 속수무책
S&P다우존스지수 분석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유가 끌어올리기 협상을 거듭하고 있지만 사실상 유가의 미래는 중국의 손에 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유국들이 생산 동결로 공급을 줄여봤자 저유가를 틈타 석유를 사재기하려는 중국이 가지고 있던 석유를 팔아 유가를 떨어뜨리면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유가 안정을 목적으로 알제리에서 열리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는 이란이 산유량 동결을 거부하면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7일(현지시간)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전략비축유(SPR)가 미래 원유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S&P 산하 데이터 업체인 S&P다우존스지수의 조디 군즈버그 국제 원자재.부동산부문 대표는 이날 영국 런던의 석유시장 브리핑에서 중국의 SPR가 "공급부문과 상관없이 '와일드카드'가 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저유가시기를 틈타 SPR용도로 석유를 사 모았고 누구도 그 양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 동결 등으로 유가를 올리려고 한다면 중국이 나서 유가를 도로 끌어 내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군즈버그 대표는 "중국은 석유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유가가 오르는 상황을 원치 않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 원유 신규 매입을 중단하고 비축분을 사용하거나, 이미 가진 물량을 수출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SPR은 전쟁이나 기타 수급 차질에 대비해 국가 차원에서 비축하는 석유로 세계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 역시 막대한 SPR을 비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9년 발표에서 단계적 SPR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2014년 11월 1단계 비축계획 결과 9100만배럴의 SPR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들은 올해 5월 보도에서 중국 정부가 2단계 SPR 비축을 진행 중이며 비축이 2016년 말까지 마무리된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3단계 비축 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석유 수입물량 90일분의 SPR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4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합의에서 정기적으로 SPR 규모를 공개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여전히 전체 물량을 공개하면 석유 매입 시 가격 협상에서 불리해진다며 공개를 꺼리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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