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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신규면세점 심사 '뒤탈' 없길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4 17:17

수정 2016.10.04 17:17

[차장칼럼] 신규면세점 심사 '뒤탈' 없길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을 위한 특허입찰 신청이 4일 마감되면서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점수 챙기기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이번 '3차 면세대전'에서는 사회공헌, 중기와의 상생 항목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선 2차례의 면세대전에서 면세점 입지나 기업들의 면세 역량 등이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3차 면세입찰의 평가항목은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150점) 등으로 총점은 1000점이다. 이 가운데 경영능력은 입찰 대기업들의 역량이 거의 비슷하다.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HDC신라면세점(신라면세점, 현대산업개발 합작사),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그룹 등 대기업들의 경영능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다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도 모두 갖췄다.

결국 나머지 300점에 달하는 중기 제품 판매 등 사회발전 공헌도와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이 이번 면세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생, 사회환원, 사회발전 공헌 등은 수치 등으로 나타낼 수 없는 정성적 평가여서 평가자의 주관적 입장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 이렇다보니 '코드'에 맞춰진 면세 입찰심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지난 2차례의 입찰심사 결과를 둘러싸고 이런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2차 심사 당시 가장 우수한 면세사업 역량을 지닌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따라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마디로 면세특허 사업자 선정·탈락 과정에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채점 결과를 항목별로 세밀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 의혹을 자초하는 배경이 됐다.

이번 3차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선 최종 평가점수가 공개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항목별로 대분류 5개 배점만 구분됐지만 이번 심사부터는 12개 세부평가항목으로 점수를 세분화한다. 평가 결과 역시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된다. 개별 기업 총점 공개에서 세부항목별 점수까지 공개된다.


심사정보 유출 의혹과 공정성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관세청의 이런 조치는 불필요한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선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앞선 두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불편부당한 심사를 벌여 오는 12월에는 뒤탈 없는 평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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