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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물류, 증강현실에 주목하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6 17:44

수정 2016.10.06 17:44

[여의나루] 물류, 증강현실에 주목하라

얼마 전 포켓몬 고 열기로 국내에서만 100만명 이상 다운받았고 속초, 울산 등 일부 서비스 가능 지역에 수천명이 몰리는 재밌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포켓몬 고는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증강현실(AR) 기술이 동시에 접목돼 사용자가 실제로 이동하면서 포켓몬을 찾을 수 있고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직접 현장에서 잡을 수 있는 게임이다.

증강현실 기술은 시야를 통해 보이는 현실세계 위에 디지털 정보를 입혀 보여주는 기술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증강현실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제공될 수 있다. 증강현실을 실외에서 실현하는 것이 착용식(웨어러블) 컴퓨터이다. 특히 머리에 쓰는 형태의 컴퓨터 화면장치(HMD)와 구글 글래스는 실제 환경에 컴퓨터 그래픽.문자 등을 겹쳐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미래 키워드로 증강현실을 제시했고 관련 기업 인수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물류 분야에서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 및 증강 현실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최대의 화두로 등장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러한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 DHL은 이미 증강현실 기술을 물류센터 운영, 배송 최적화 등의 물류 분야에 적용하고 화물의 분류, 선별, 포장, 레벨링 등을 위한 '비전 피킹시스템'을 개발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 6월 독일 하노버에서는 세계 최대 물류박람회인 CeMAT 2016이 열렸다. 총 44개국, 1000여개의 물류기업과 연구소에서 다양한 물류시스템을 전시하였는데 최근 트렌드를 반영, 증강현실과 접목된 제품이 많았다. 이 중 Picavi사에서는 일반적인 구글 글래스 외에 거의 모든 스마트 글래스 제품에 적용이 가능한 비전 피킹시스템과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동력장치를 개발해 전시했다. 또한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도 새로운 비전 피킹시스템을 전시하고 물류와 함께 생산,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다.

한편, 물류분야뿐만 아니라 해운분야에서도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미래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롤스로이스에서는 증강현실 기반의 무인선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드론선박'으로 불리는 이 선박은 수천마일 떨어진 육상 관제센터의 파일럿이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원격조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강현실 기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아직까지는 미흡한 기술 성숙도, 사생활 침해 문제, 비싼 장비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 전기도 그랬고, 전화도,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그랬듯이 기업들은 꼭 기술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언젠가는 지금의 증강현실 기술과 장비의 한계 또한 극복될 것이다.
따라서 기술적 한계에 대한 걱정은 제쳐두고 지금은 물류분야의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 콘텐츠를 미리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다행히 최근 산·학·연·관의 다양한 전문가 모임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물류, 이제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증강현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되었다.

김성진 전 한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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