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차관칼럼

[차관칼럼] 마약단속,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09 16:59

수정 2016.10.09 16:59

[차관칼럼] 마약단속,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약(痲藥.Narcotic)이라는 용어는 무감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Narkotikos'에서 유래했다. 인류는 이미 오래전부터 종교 의식용 또는 질병 치료용으로 마약을 사용해왔다. 대표적 마약류인 아편은 동서양의 많은 의학자가 진통제로 사용했고.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질병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일시적 쾌락을 얻기 위해 마약을 남용하는 사람이 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마약은 중독성이 너무 강해 한번 경험하게 되면 더 강한 자극을 위한 과다복용으로 폐인이 되거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

유엔의 2016년 마약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20명 중 1명가량이 마약을 경험했고 이 중 2900만명 정도는 마약류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중독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검거된 마약사범 수는 1만2000명에 달한다. 과거 조직폭력배, 유흥업소 종사자 같은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 남용하던 마약이 최근에는 가정주부, 회사원, 학생 등 일반인들로 확산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이 심각해지는 국내 마약류 남용에 대처하기 위해 관세청, 검찰.경찰.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마약류대책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정부 합동 마약류 범죄근절대책을 세우고 전방위 단속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약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마약공급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다. 국내 유통되는 마약류가 대부분 외국에서 반입되는 현재 상황에서 관세국경에서 공급을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약이 일단 국내에 반입되면 점조직으로 매우 은밀하게 거래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단속도 더 어렵게 된다. 관세청의 주된 역할은 마약을 관세국경에서 단속해 국내 유통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마약류는 총 92㎏ 상당으로, 최근 10년 동안 최대 적발량을 기록했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 남용이 가장 심각한 필로폰은 국내 단속기관 전체 압수량의 약 78%인 44.2㎏을 관세청이 국내 유통 전에 적발했다.

신종마약 등 개인 소비용 마약류의 밀반입 경로로 이용되고 있는 특송화물을 체계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지난 7월 인천공항 특송물류센터가 준공됐다. 준공과 함께 그간 민간 특송업체에 분산 배치됐던 세관 직원과 검색장비를 집중 배치해 마약류로 의심되는 물품은 전량 정밀검사하는 체계를 갖췄다.

지난해 관세청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신종마약의 국제적 확산 방지를 위해 세계관세기구(WCO)에 신종마약 글로벌 합동단속작전(CATalyst)을 제안해 94개 회원국과 9개 WCO 정보센터(RILO) 및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5개 국제기구와 함께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다. 3주간 실시한 이 작전을 통해 참가국은 신종마약 1.4t과 마약류 13t을 적발했다. 국제 단속정보 교환을 통해 신종마약 국제밀수 동향 파악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UNODC는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한 번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대부분의 마약이 외국으로부터 밀반입되는 우리나라에서는 관세국경을 철저히 차단해 국민이 마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세청은 마약류의 폐해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펼쳐 마약으로부터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천홍욱 관세청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