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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호남 정조준… ‘예산 폭탄’ 내세우며 민심 공략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1 17:53

수정 2016.10.11 17:53

與 이정현-정운천 ‘투톱’ 李,부처에 직접 예산 설득.. 鄭,지역농가 챙기기 지원
野 호남특위 설치로 맞불, 추미애 대표가 직접 챙겨.. 김현미 예결위원장 앞장
여야 호남 정조준… ‘예산 폭탄’ 내세우며 민심 공략


여야가 내년 대선시계를 정조준한 '호남민심 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사상 첫 호남출신의 집권여당 대표인 이정현 대표가 직접 호남지역 예산을 챙기는데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가 '호남특위' 설치를 통해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형국이다.

■ 이정현 대표, 정운천 의원…투톱 호남 공략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 대표는 그동안 '호남예산 폭탄'을 선언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호남지역 사회간접자본(SOC)시설을 비롯해 최근 태풍피해에 이르기까지 직접 예산당국과 조율을 거쳐 호남지역 예산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대표는 주요 민생예산은 물론 호남지역 예산의 경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부처 사령탑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통해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전남 순천이 지역구인 만큼 현역 의원시절에도 직접 예산당국 부처 장관이나 실무자들에게 소외돼온 호남관련 예산투입의 절박성을 일일이 설명하고 큰 폭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둬왔다.

특히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호남민심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해 새만금 사업 등 주요 핵심사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조기 퇴원후 전북 정읍 등을 방문해 축산농가의 애환과 건의사항을 청취해 정부정책 반영에 적극 나선 것도 호남 챙기기를 위한 민생행보라는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전북 전주에 지역구를 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출신의 정운천 의원이 이 대표를 측면지원하면서 일일이 예산당국과 조율을 거쳐 예산확보에 공을 들이는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호남민심에 구애를 선언한 만큼 당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호남지역 예산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고 귀뜸했다.

■ 추대표 호남특위 설치, 김현미 예결위원장 등 전투력 배가

더민주는 자당 몫의 김현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기용해 새누리당 이 대표, 정 의원의 대항마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호남민심 경쟁구도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 추 대표 지시아래 '호남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김 위원장과 김태년 예결위 간사에게 총괄토록 했다. 특히 내년도 예산 심의를 앞두고 예산편성의 핵심 키를 쥔 이들 의원을 통해 새누리당의 '서진전략'에 맞불을 놓겠다는 복안이다.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인 예산정국이 도래하면서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아래 당 예결위를 풀가동해 호남 주도권 잡기를 위한 기선 제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호남 며느리'를 자임하는 추 대표가 직접 호남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호남예산 확보에 공을 들이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호남특위에 김현미 위원장과 김태년 간사가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참여정부 수석비서관 출신의 전해철 최고위원도 특위에 참석시키는 등 '호남특위의 전투력'을 배가시킨다는 방침이다.


당내 '경제통'이자 정책실무를 총괄하는 윤호중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경제부총리 출신의 김진표 의원 등 '좌장'들을 추가 포진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안에 특위 구성을 완료, 첫 행보로 내주께 호남을 방문해 다양한 지원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고 호남 고속철 2단계 사업과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조할 예정이다.


최근 추 대표가 '원외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해 약칭으로 '민주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힘을 쏟은 것도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인 호남 민심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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