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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걸 다..] 탄산수, 패스트푸드점에서 볼 수 있을까

오충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5 09:00

수정 2016.10.15 09: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 100g'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달 9일 ‘식품등의 표시기준’을 개정·고시하면서 1일 당류 섭취 기준을 정했습니다. 식품 포장의 영양정보에 당류는 총량만 밝혔던 것도 이제는 1일 기준치에 대한 비율(%)까지 표기해야 합니다. 당류의 지나친 섭취는 비만과 성인병을 부르니 소비자 스스로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게끔 유도할 목적입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2007년부터 연평균 3.5%씩 꾸준히 더 많은 당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중에서 어떤 종류의 음식으로 가장 많은 당을 섭취하는지를 봤더니 빵, 과자, 떡 등을 제치고 음료류가 31.1%로 1등이었습니다. 특히, 식약처는 6~29세 젊은층에서 주로 ‘탄산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달콤하면서 톡 쏘는 청량감이 매력인 탄산음료는 햄버거나 치킨, 피자와 잘 어울리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당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는 ‘다이어트콜라‘나 ‘제로콜라‘라고 부르는 제품을 찾습니다. 그런 종류의 탄산음료는 설탕 대신 소량으로 단맛을 낼 수 있는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라는 인공감미료를 넣습니다. 이들은 단맛이 설탕보다 각각 200배, 600배 강합니다. 열량이 아예 없지 않지만, 소량을 넣기 때문에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0칼로리’ 표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단맛이 나지만 실제로 그만큼 당이 들어오지 않아 우리 몸은 더욱 당을 찾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단맛 자체가 불필요한 식욕을 돋우기도 하고 카페인, 색소 등 성분도 들어가니 딱히 훌륭한 선택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식약처는 올해 4월 대대적으로 ‘제 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중에는 외식 업체업체에 당류를 줄인 메뉴를 추가토록 유도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런 흐름에 따른 것인지 최근 치킨 업체 ‘굽네치킨’은 음료 메뉴 중에 탄산수를 추가했습니다. 자체적으로 리서치업체를 통해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3%가 콜라 대신 탄산수를 마시겠다고 응답하는 등 수요를 확인한 것입니다. 탄산수는 당류가 없어 달지는 않지만, 청량감은 있어 차선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치킨은 먹고 싶지만 적어도 탄산음료에 들어간 당만큼은 피하고 싶은 소비자에게 탄산수가 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치콜(치킨+콜라) 대신 치탄(치킨+탄산수)’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을 봐도 당이 부담스러운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탄산수협회는 탄산수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가 주는 장점으로 변비 해소, 다이어트, 피로회복 등을 꼽고 있습니다. 반면 역류성 식도염, 위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의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입니다. 또한, 탄산수의 산 강도는 콜라와 마찬가지로 치아 부식을 가져올 수 있으니 빨대를 이용한 섭취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단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2010년 75억 원에 그쳤던 시장규모가 2015년에 1000억 원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아직 주요 패스트푸드점에는 탄산수가 없습니다. 오렌지 주스나 생수는 완제품 형태로 따로 팔고 있는 것을 보면 탄산수라고 판매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와 식약처 말을 종합해 보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국내 패스트푸드점 중 매장 수(1318개) 1위 롯데리아 관계자는 “탄산수 메뉴 추가에는 가맹점과의 협의, 음료 쇼케이스 확충, 재고 보관 문제, 단가협의 등 유통과정 상의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당류 저감 메뉴 관련 정책은 기업에 일방적으로 강요할 사항은 아니다”라면서 “(굽네치킨)사례처럼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ohcm@fnnews.com 오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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