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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강남권 내에서도 '규제 풍선효과'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26 17:52

수정 2016.10.26 17:52

강남·서초·송파는 '움찔'..인접한 강동구는 '쑤욱'
강동구 아파트 상승률 전주대비 0.95% ↑
일부 단지 매매가 최대 5000만원까지 올라
같은 강남권 내에서도 '규제 풍선효과'


같은 강남권 내에서도 '규제 풍선효과'


최근 서울 강남권 부동산 규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면서 강남, 서초, 송파구는 가격이 주춤하는 반면 인접한 강동구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강동구는 사실상 범 강남권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어서 강남 규제론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동구 나홀로 상승… 3주만에 5000만원 오르기도

26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단지들은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강남구는 전주 대비 0.02%, 서초구는 0.05%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평균(0.1%) 보다도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심지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이 이끌던 송파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는 -0.17% 하락하기도 했다. 대장주인 강남3구가 주춤하며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률도 전주대비 0.1%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0.9%까지 보였던 상승률이 급락한 것이다.

이에 반해 범강남권으로 묶였던 강동구는 전주대비 0.95% 오르며 '나홀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둔촌주공1~4단지의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이 통과되면서 탄력을 받게 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일부 단지들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매매가가 2000만~5000만원 이상 올랐다. 최근 일주일 동안 1000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다. 올 들어 이 지역 재건축 단지는 5000만~1억원이 올랐다.

상승세가 두드러진 곳은 지난달 관리처분계획이 통과된 둔촌동 둔촌주공이다. 지난 달 말 매매가격이 7억7000만원 정도였던 둔촌주공3단지 전용면적 72㎡의 경우 8억500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99㎡도 9억7000만원에서 3주도 되지 않아 10억1500만원으로 뛰었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 82㎡의 경우 9억7500만원에서 9억9500만원으로 올랐다. 이미 이주.철거가 진행 중인 상일동 고덕주공도 작지만 상승세를 유지했다. 고덕주공5단지 전용 65㎡는 지난달 말 6억1500만원에서 지난주 6억3500만원으로, 전용 84㎡는 같은 기간 7억1000만원에서 7억3500만원으로 2000만~3000만원 정도 오름세를 보였다.

■강동구 상승세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관심

업계에서는 이런 상승세는 강동구가 갖는 '범강남'으로서의 특성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강남권으로 묶이며 시장의 주목은 받지만 상대적으로 규제 우려도 적다는 것이다.

둔촌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강남에 규제를 가한다는 소문에 돌면서 주춤한 듯하지만 이 곳은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며 "강남4구로 묶일 때도 있지만 다른 세 구에 비해 가격이나 상승세가 부담스럽지 않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남3구가 오를 땐 그만큼 오르지 못해도 내려갈 땐 반사효과도 얻는다"며 "대단지 아파트보다 실속적인 나홀로 아파트 같은, 강남3구의 보완재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지역에 생긴 호재가 규제에 대한 우려를 눌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달 둔촌주공1~4단지에서 관리처분계획이 통과된데다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도 분양에 성공하며 지역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둔촌주공1~4단지 기존 5930가구는 재건축 후 1만1106가구로 늘어난다. 건립가구 기준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미니 신도시'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여기에 지난 6일 분양한 고덕 그라시움에는 일반분양 2200여가구에 서울 청약 통장 3만6000여개가 몰리며 평균 청약 경쟁률은 22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고덕.둔촌지구는 재건축을 통해 2만5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동부권의 미니 신도시급 아파트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가까운 서울이 갖는 입지적 장점과 인근의 위례신도시, 하남미사지구의 쾌적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구의 잠실주공5단지나 미성아파트 등의 재건축 사업속도가 늦어지면 수요자들이 둔촌동 쪽으로 몰려 가격이 오를 수는 있지만 입지적 한계가 있다"며 "개발이 이미 시작된 만큼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에대해 업계에서는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맞지만 워낙 강동구 재건축 단지들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 받아온데다 사업 자체도 상대적으로 늦게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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