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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더 안전한 '하늘길'을 위해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30 17:48

수정 2016.10.30 17:48

[차관칼럼] 더 안전한 '하늘길'을 위해

지상에만 길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도 길이 있다. 땅 위에 자동차나 열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와 철로가 있는 것처럼 높은 창공에도 '항공로'가 있다. 다만 하늘길인 항공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다 여러 개의 길이 다층.입체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 차이다.

특히 항공기는 자동차나 열차보다 몇 배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육안이나 수동으로 길을 찾거나 길을 따라 비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복잡한 하늘길을 따라 우리나라 상공에서 하루에 2000대가 넘는 항공기들이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다.


항공로는 지상에서 발사하는 전파나 인공위성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공중의 3차원 공간에 만들어진 항공기의 길로, 우리나라에는 총 44개 항공로가 설정돼 있다.

문제는 하늘은 넓지만 항공기가 날아다닐 여유공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 주로 구축되다보니 항공로들이 새롭게 변화하는 항공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채 다소 불균형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역체계가 군용 항공기 위주로 구축돼 군용기 훈련을 위한 군 작전구역과 사격장이 내륙 지역과 인근 해상에 많이 설정돼 있다. 또한 국제교류가 많은 미국과 일본 방향, 즉 동해 위주로 항공로가 설정돼 중국 방향인 서해로는 항공로를 오랫동안 설정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국제선 교통량의 28%인 일본.미주 방향 항공로는 3개인 반면 교통량의 38%를 차지하는 중국.유럽 방향 항공로는 2개만 설정돼 있다.

항공자유화가 확대되고 저비용항공사가 늘면서 교통량이 급증한 상황에서 군용기 중심의 공역환경과 비균형적 항공로 구조로 인한 항공로 혼잡 문제가 대두됐다.

정부는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먼저 인공위성 등 첨단장비를 이용해 정확도를 향상시킨 첨단 항공로를 지난 2010년부터 도입, 올해 말까지 전국 모든 항공로에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기존 재래식 항공로는 지상 장비를 이용해 구축됐다.

항공로 혼잡으로 첨두시간대에 1시간 이상 지연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중국.유럽 및 동남아 방향 항공로 복선화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유럽 항공로는 올 상반기 복선화 구간을 중국까지 연장키로 잠정 합의했다. 연내 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복선화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제주 및 광주에서 중국 중부지역을 연결하는 직항공로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남아 항공로는 지난 2012년에 국내 구간을 복선화했으며, 내년 상반기에 일본 및 대만까지 복선화 연장이 완료된다.

끝으로 원활한 항공흐름 관리를 위해 2013년부터 항공안전종합통제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센터 구축은 올해 말 완료되고 시험운영 후 내년 하반기에 운영된다. 이에 따라 체계적인 항공교통량 예측.조정을 통해 공항과 항공로가 적정 수용량을 유지하도록 사전에 관리함으로써 항공기 충돌과 공중지연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항공교통량은 최근 5년간 연 7.6% 증가했다. 지난해 여객운송은 전년 대비 8.9% 증가해 8900만명을 넘었고, 올해 1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급증하는 미래 항공교통량에 대비해 항공기 안전을 확보하고, 지연운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군이 협력해 공역과 항공로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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