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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황주성 셀프 웨딩드레스 대여 '여행자의 옷장' 대표 "기존의 틀 버리니 새 사업 보여"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31 17:24

수정 2016.10.31 17:24

[fn이사람] 황주성 셀프 웨딩드레스 대여 '여행자의 옷장' 대표 "기존의 틀 버리니 새 사업 보여"


셀프 웨딩 드레스 대여점 '여행자의 옷장'의 황주성 대표(34·사진)는 올해 초 6년간 일해온 직장을 떠나 창업을 준비했다.

요즘 흔히 보이는 풍경이지만 조금 달랐던 건 그가 사업의 배경으로 택한 장소였다. 모두가 '서울로'를 외칠 때, 그는 강원 강릉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다. "강릉에 처가가 있긴 했지만 그것과는 아무 상관 없었어요. 오직 제 사업을 펼칠 조건만 봤죠." 그가 준비하는 사업은 바로 예비 부부들이 결혼 기념사진을 직접, 부담없이 찍을 수 있도록 돕는 '셀프 웨딩 드레스' 대여다.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결혼 사진촬영의 부담을 덜고, 예비 부부들의 개성을 살린 결혼 기념사진 촬영이 이뤄지도록 돕고 싶었다고. 그런 측면에서 강릉은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강릉은 곳곳이 멋진 배경이에요. 멋진 동해 바다와 대관령을 비롯해 소나무가 우거진 솔밭, 고풍스러운 한옥이 불과 오분 거리에 있죠. 저희는 좋은 곳에서 여행하며, 그 속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결혼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자연스러운 결혼사진을 남기는 경험을 전달하고 싶어요."

대학 시절 사진을 좋아했던 그는 형식적인 사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대학 생활 내내 펼쳐보지도 않은 원서를 끼고, 정장을 입고 졸업사진을 찍는 것이 대학 시절을 대표할 수 있나 생각했다. 결혼사진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비싼 비용을 내고 찍지만 인스턴트 같은 사진은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았다. 그가 커플들이 결혼사진을 좀 더 자유롭게, 개성을 살려 찍기 위한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결혼 기념사진의 폭을 넓혀주고 싶어요. 꼭 대도시, 서울이어야만 하나, 꼭 작가가 붙어야 하나, 기존에 해왔던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대안을 제안하고 싶어요. 저는 누구나 부담없이 자신들의 행복한 날을 개성 넘치게 기록할 수 있도록 드레스, 부케, 촬영장비 등의 인프라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사실 그는 사업을 위해 지난 1년간 조금씩 준비해왔다. 사업 홍보를 위한 직접적 채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개설한 블로그는 잡다하지만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는 입소문이 나 매일 30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런 고민과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제6회 창조관광공모전 지원기업으로 선정돼 25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지난여름 순두부로 유명한 강릉 초당동에 2층 주택을 구해 드레스숍과 살림집으로 사용할 예정인 그는 11월 오픈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운 좋게도 넓은 공간을 구해 결혼과 연애 등을 주제로 한 작은 서점도 준비하고 있다.

오픈을 앞둔 그의 꿈은 확실하다.
"이곳을 찾게 될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여행하며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삶과 행복, 결혼에 대한 고민을 가져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결혼 준비라는 게 집과 가구, 가전, 결혼식만 준비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 저희는 그들에게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질 생각입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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