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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교보증권 야구동아리 감독 홍승민 감사실 과장 몸에 밴 ‘공정성’.. 리그 1위 원동력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2 17:32

수정 2016.11.02 17:32

[fn이사람] 교보증권 야구동아리 감독 홍승민 감사실 과장 몸에 밴 ‘공정성’.. 리그 1위 원동력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우승을 못하면 한이 될 것 같다. 꼭 미래에셋대우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겠다."

오는 6일 제4회 금융투자협회배 야구대회 1부리그 결승전에 오른 교보증권 야구동아리 '토네이도' 감독 홍승민 감사실 과장( 사진)의 일성이다. 교보증권은 앞서 3번의 대회에서 번번이 미래에셋대우에 발목이 잡혀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포수 출신 홍 감독이 부임한 첫해인 올해 교보증권은 1부 리그 8승 1패라는 압도적인 전적으로 팀명처럼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1위에 올라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올 리그 2위 삼성증권과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이긴 미래에셋대우다.
다행인 점은 올해 미래에셋대우와의 경기에서 '투수전'을 벌인 끝에 이겼다는 사실이다.

토네이도 팀은 현재 고척돔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앞두고 마지막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약속대로 올해 최초로 결승전이 돔 야구장에서 열리는 데다 홍 감독이 결승전 선발 엔트리 구성 시 '공정성'을 위해 타격 연습 인증사진을 네이버 밴드에 올릴 것을 주문한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감독은 "사회인 야구인 대다수의 꿈이 돔구장에서 뛰어보는 것"이라면서 "금투협의 홍보와 선발 라인업 경쟁으로 올해는 15~16명이 꾸준히 경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격주 열리는 경기를 위해 부산에서 KTX를 타고 참석한 동아리원도 있다는 귀띔이다.

홍 감독은 지난 2004년 토네이도의 창단을 주도한 원년 멤버로, 전 직장에서도 야구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열성적인 야구팬이다. 특히 홍 감독은 지점영업을 거쳐 감사실에서 8년째 근무 중이다. 감사실 업무 특성상 교보증권 전체 부서와 전 지점의 업무에 대한 전방위적인 감사를 벌이는 만큼 공정한 판단을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이 같은 공정함과 냉정함, 포수 출신으로 팀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을 톡톡히 발휘해 부임 첫해에 토네이도라는 동아리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냈다.

시즌 중 홍 감독에게도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 사이드암 투수로 맹활약한 한 선수가 무릎에 물이 차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지체없이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동아리에 다시 나와줄 것을 거듭 부탁했다. 그 선수가 바로 미래에셋대우전을 승리로 이끈 투수다.

홍 감독은 "감독이 되니 왜 전임 감독이 1주일 동안 선수 구성을 고민했는지 이해가 간다"면서 "사회인 야구는 후보가 되는 순간 활동 의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동기 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결승전 라인업 선발을 앞두고 홍 감독은 또 공정함을 위해 '선발협의체'를 신설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7명의 협의체를 구성해 포지션별로 다득점을 한 선수를 기용하기로 한 것이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미래에셋대우를 누르고 우승할 경우 홍 감독은 포수출신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처럼 닮은꼴 '영웅'이 될 전망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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