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10년 2천억’ CJ컵에 바란다

CJ그룹이 내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를 개최키로 했다. 대회 총상금만 100억원이 넘고 운영비를 포함하면 연간 200억원에 달해 10년간 무려 2000억원이 드는 초대형 이벤트다. CJ그룹이 매머드급 PGA투어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그동안 나돌긴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 그리고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등 특급 스포츠 이벤트를 제외하곤 금액으로 보나, 기간으로 보나 '역대급'이 아닐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업계나 팬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CJ의 설명처럼 국내 남자투어 활성화에 기여하고 유망선수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과감한 투자를 환영한다는 의견과 국내 투어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왠 PGA투어냐, 그 돈이면 국내 대회 10개를 만들 수 있다는 반응 등이 혼재하고 있다. 여하튼 CJ와 PGA투어사무국이 지난달 24일 협약식을 갖고 대회 개최를 공식 발표한 만큼 우리나라에서 초특급 PGA 정규투어가 10년간 열리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

CJ컵 창설의 반응은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결국 하나로 모아진다. 국내 남자 프로골프가 지금의 침체를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세계 무대로 진출해 경쟁력을 갖추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여자골프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듯, 그 영향으로 국내 여자투어가 극성기를 맞고 있듯, 남자도 그리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CJ그룹 역시 이렇듯 상상을 초월한 통 큰 결정의 배경으로 침체에 빠진 국내 남자골프를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고 관련 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들었다. 따라서 이런 근본적 취지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국내 투어에 대한 가시적, 구체적 지원책이 함께 마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CJ그룹도 대회 창설 발표 자리에서 KPGA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활성화를 함께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10명의 국내 선수들에게 대회 출전 기회를 주는 것은 바로 그 일환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남자 골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기대감의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10명의 선수에게 기회 제공으로 만족하기엔 10년간 2000억원이라는 규모가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CJ는 14년 전 CJ나인브릿지클래식이란 타이틀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규투어를 창설한 바 있다. 현재의 KEB하나은행챔피언십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 대회는 국내 여자선수들의 세계 경쟁력을 키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CJ는 또한 박세리를 비롯해 많은 여자 선수, 그리고 김시우를 필두로 한 여러 명의 남자 선수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골프에 남다른 투자를 해왔고 또 많은 성과를 올린 기업이다.

이번 CJ컵을 통한 엄청난 투자가 CJ가 목표했던 것처럼, 그리고 많은 이들이 바라는 것처럼 한국 남자골프가 세계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야말로 '돈쓰고 욕먹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골프 관련 모든 이들이 CJ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남자 골프 활성화라는 골프계의 염원에 CJ가 현명한 답을 내리길 기대해 본다.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