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애 기자의 '멍이 산책']

못생겨도 내 가족.. 늙고 뚱뚱하다고 버릴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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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눈에 못난 자식 없는 것처럼..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단모 치와와 콩이는 우리집 대표 '역변'의 아이콘이다. 역변은 사전적 의미로는 반역으로 인해 일어나는 변을 말하는데, 요새는 인터넷에서 어릴 땐 잘 생겼지만 자라면서 못생겨지거나 반대로 어린 시절 못생겼지만 자라면서 잘생겨진다는, 즉 반대로 성장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동물병원에 강아지를 분양받으러 갔을 때 순백의 하얀털을 지닌 작은 치와와 콩이는 단연 시선을 압도했다. 뭐든 길게 고민을 하지 않는 내 성격 탓도 있지만 너무 귀여워 보이는 콩이를 보고는 단숨에 입양을 결정했다.

그렇게 콩이와 동거를 시작한 지 어언 3년. 그리고 순백의 크고 동그란 눈을 지닌 귀여운 콩이는 이제 더 이상 우리집에 없다. 순백의 털 대신 어느 순간에 털갈이하며 자리잡은 갈색 점박이 무늬에 세월의 풍파로 얻은 주름살로 사나워진 얼굴에다 먹성은 또 왜 그리 좋은지 웬만한 치와와 평균 몸무게를 훌쩍 웃도는 그냥 개 한 마리와 살고 있다. 많은 반려견들은 새끼 때 귀여운 외모와 달리 커가며 못생겨지면서 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이런 '역변'이 유기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콩이를 키우다 보니 못생겨진 강아지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 바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꼬리를 흔들며 세상천지 나만 기다렸단 듯이 달려오며 반갑게 맞이하는 강아지 앞에서 외모는 무의미해진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내 몸에 코를 바싹 대고는 킁킁대며 마치 '나를 두고 밖에서 뭐하고 왔나' 염탐하는 듯하는 행동을 볼 때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금세 피로는 녹아버린다.

산책을 하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과자라도 건네면 '우리 주인이 주는 거 아니면 안 먹어요'라는 듯 세상 도도한 표정으로 코를 치켜세울 때면 내가 으쓱해진다. 나와 콩이의 관계에선 이미 외모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동반자로서 차곡차곡 쌓이는 사랑스러운 마음과 추억으로 콩깍지가 씐 마당에 겉모습에 불과한 외모가 무슨 대수랴.(그럼에도 다 자란 콩이 모습을 SNS에 올리려다 멈칫할 때가 있으니 미안한 마음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페탈루마라는 마을에서는 올해로 28년째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개'를 선발하는 대회를 열고 있다. 못생기거나 완벽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유기견 입양을 장려하는 취지에서 개최하는 대회다. 외모가 귀엽다는 것도 반려견에게 관심을 가지고 분양을 받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인 이상 외모가 아닌 반려견의 모든 것을 사랑해줄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pj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