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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현실로 다가온 IFRS4 2단계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8 17:15

수정 2016.11.18 17:15

[여의도에서] 현실로 다가온 IFRS4 2단계

"지금부터라도 산업 내 이해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에 대응해 변화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자본관리를 포함한 중장기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보험산업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의 연착륙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제8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나왔던 목소리들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해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IFRS4 2단계 도입과 보험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IFRS4 2단계가 국내 보험산업에 미칠 파장을 짚어봤다. IFRS4 2단계 도입이 우리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물론 일반 참석자들도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올해도 아니고 지난해 얘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IFRS4 2단계 도입 날짜가 확정돼서다. 보험업계에 큰 자본확충 부담을 안길 것으로 예상되는 IFRS4 2단계 시행일이 2021년 1월 1일로 최종 결정됐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열린 회의에서 이를 결정한 것이다.

IASB의 결정으로 IFRS4 2단계 도입이 정말 눈앞의 현실이 됐다. 그동안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IFRS4 2단계 도입 유예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기대마저도 사라졌다.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준비가 미흡했던 측면이 있다. 물론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나름의 노력은 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현재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업계는 IFRS4 2단계 준비보다 도입 유예에 더 초점을 뒀던 것도 사실이다. IFRS 2단계 도입, 이제는 현실이다. 현실의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보험사들은 조속히 IFRS4 2단계 도입 전략을 수립하고 금융당국은 연착륙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도 IASB는 국내 보험업계의 제안을 일부 반영해줬다. 계약서비스마진(미래이익.CSM)을 평가하는 방식을 완화해 달라는 안이 그것이다.

새 국제회계기준에서는 CSM을 부채로 인식함에 따라 보험사들의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막대한 자본확충 부담을 짊어지게 되는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CSM을 부채로 바꿔 인식하는 시점에 신계약의 마진율을 적용하는 '공정가치법'으로 평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IASB는 과거의 계약에 대해 소급 추정이 불가능한 경우 공정가치를 이용해 CSM을 측정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공정가치법이 적용되는 계약이 늘어나면 부채로 인식되는 CSM의 규모가 줄어들어 그만큼 보험사들의 부담은 경감된다.

46조원으로 추정됐던, 그래서 우려됐던 부채증가 부담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보험사별로 영향이 다를 수 있어 추가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해서다. 최종 기준서는 IASB 위원들의 서면투표로 확정된다. 이후 내년 상반기에 'IFRS17 보험계약'이라는 이름으로 새 회계기준이 공표된다.


기준서 공표 후 3년6개월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2021년 1월 새 회계기준이 보험사에 적용된다. IFRS17이 국내보험업계에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3년6개월의 준비기간에 한눈 팔지 않고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
현실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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