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 이사람] 시리아 난민 구호 봉사했던 이민섭 GS칼텍스 사원 "맡은 분야 전문가 돼 봉사하고 싶어"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24 17:51

수정 2016.11.24 22:45

[fn 이사람] 시리아 난민 구호 봉사했던 이민섭 GS칼텍스 사원 "맡은 분야 전문가 돼 봉사하고 싶어"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사태가 국제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된 가운데 직접 온몸으로 내전의 아픔을 겪은 신입사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쌓는 요즘 청년세대 가운데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다. GS칼텍스 방향족영업2팀에 근무하는 이민섭 사원(28·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달 인턴 생활을 거쳐 GS칼텍스에 입사한 이씨는 졸업 후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동 요르단 국경 인근에 위치한 마프락이라는 도시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구호 봉사활동을 펼쳤다.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의 한 국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씨는 중동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조금씩 아랍어를 공부했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복수전공했던 이씨는 졸업을 앞둔 시점에 시리아 난민을 직접 돕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요르단행을 택했다.


이씨는 "중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저에게 시리아 난민 사태가 남의 일 같이 여겨지지 않았다. 재정적인 후원보다는 직접 내 손으로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취업문을 두드리는 시기에 가장 열악한 환경으로 둘러싸인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갈 결심을 했지만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단체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현장 경험이 전무한 이씨에게 처음부터 현장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없었던 것.

어렵게 지인의 소개로 요르단의 '케니사 에티하드'라는 아랍계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시리아 난민들을 도울 기회를 얻었다.

이씨는 당시 난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흔히 중동지역은 겨울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요르단 국경지역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비와 눈이 오는데 지붕과 창문이 없어 온몸으로 맞으면서 잠을 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환경과 더불어 문화적 충돌도 견뎌내야 했다.

요르단에서도 시리아 난민들이 일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에 민족주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봉사활동가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씨는 "요르단 사람들도 넉넉하게 살지 못하는데 왜 이곳에 와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돕느냐고 불편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난민촌 봉사활동이 취업에 도움이 됐느냐는 우문엔 "현재 아랍어와 중동지역과는 관련이 없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취업에 대한 생각보다는 당시엔 그때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심했다"는 현답을 내놓으면서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열정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가 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포부를 밝혔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