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내주 美 금리인상 확실시…은행, 부채.자기자본 관리 시급"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5 17:36

수정 2016.12.05 17:36

은행산업 리스크 점검 세미나 저성장 속 금리상승 첫 시련
저소득층.한계기업 직격탄 주택시장 조정 등 가시화
자영업 대출도 730兆 달해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등 은행 방어적 자본관리 필요
"내주 美 금리인상 확실시…은행, 부채.자기자본 관리 시급"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정책으로 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1500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이 연체금리를 채무자 상환능력에 맞춰 조정하고, 자기자본을 미리 점검하는 등 리스크 대비에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 하락추세 상승세로 전환

5일 전국은행연합회와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은행산업 전망과 리스크 요인 점검 세미나'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다음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금융센터 김동완 금융시장실장은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확실시 된다. 미국 고용지표와 경제성장률이 안정적이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신뢰성을 생각해서라도 무조건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2회 정도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새로운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성장률이 낮은 상태에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이라며 "금리가 상승한다면 저소득층과 다중채무자, 한계기업이 우선적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 역시 "세계경제의 부진 속에서 미국의 보호주의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나 투자 등이 저조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문제 심화, 기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의 위험요인이 결합돼 큰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국내 은행들이 가장 먼저 대비해야 할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문제다.

하나금융연구소 김완중 팀장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속되던 금리하락 추세가 상승세로 전환되고 주택공급물량 급증과 함께 그간 활성화되었던 주택시장도 조정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며 "대출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리스크 프리미엄 산정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부채 성격을 띠는 자영업자 대출도 현재 730조원까지 불어난 상황"이라며 "향후 부동산경기 부진, 금리 상승, 유동성 축소가 맞물리면 은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위기상황에 대비한 은행들의 자기자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권의 기본자기자본 비율은 규제기준을 넘어서 있지만 여타 국가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라며 "스트레스테스트를 강화하고 위험가중자산 산출기준을 높이는 등 조금 더 방어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실대출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금융연구원 손상호 선임연구위원은 패널토론을 통해 "채무자의 상환가능성을 미리 점검해 사전 조정해야 한다"며 "프리워크아웃을 진행하거나 만기나 금리를 조정하는 등 소비자의 채무상환능력을 미리 고려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단순히 최고, 최저 대출금리를 산정하기보다 이미 대출된 상품의 금리수준, 여러 금융기관 대출상품의 금리 비교 등 소비자가 탐색가능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실수요자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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