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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수산물 수출의 활로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6 17:19

수정 2016.12.06 17:19

[여의나루]수산물 수출의 활로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교역확대와 한류 확산 등에 힘입어 우리 수산물의 수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정부에서도 수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희망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960년대 2000만달러로 출발한 수산물 수출은 2012년 24억달러로 정점을 찍고, 이후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소비 감소로 약간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중국 수산물 수출 비중은 오히려 2010년 12.9%에서 2015년 16.3%로 늘어나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 주변 국가로의 수산물 수출 비중도 늘어났다. 수산물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개도국은 우리의 수출을 촉진시키면서 수산업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수산식품 엑스포'에서는 수출 확대 방안이 집중 논의되었다.
중국의 수산물 시장은 세계로부터 수산물을 빨아들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대중국 수산물 수출은 개도국 수출을 늘리기 위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우리는 한·중 FTA를 통해 중국 수산물 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이점을 얻었다. 그러나 이렇게 큰 수산물 시장도 개도국 시장만이 갖는 유통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수산물 그 자체보다는 관련 산업과의 긴밀한 연계가 수출을 위한 핵심적인 과제로 제시되었다. 즉, 온라인 쇼핑과 신선식품의 저온유통체계(Cold Chain)가 수산물과 조화를 이루어야만 우리가 기대한 이상의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을 핵심 타깃 시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 이궈, 바이두 등 세계적인 온라인쇼핑 기업들이 있으며, 2018년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위안으로 추정된다. 특히 차세대 상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 수산물 중심의 신선식품이며, 이들의 온라인 시장 비중은 2012년의 0.4%에서 2018년에는 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한 경험자가 3억명에 이르고 있다. 온라인쇼핑에서 신선식품에 요구되는 기술은 최첨단 정보기술(IT)이다. 생산자는 IT를 이용해 관련 정보를 수요자들에게 제공하고, 온라인쇼핑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주요 고객과 신선식품을 연결한다. 이러한 생산자-온라인기업-고객과의 연결은 콜드체인시스템을 기반으로 해 '전자상거래의 수직계열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그러나 중국의 콜드체인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실제 식품의 콜드체인 경유율은 선진국의 20%, 1인당 냉동냉장창고와 차량 비율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그 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률은 선진국의 3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의 식품기업들은 회사마다 개별 콜드체인을 구축하는 제2자 물류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영세한 우리 수출업계가 감당하기에 그 비용이 너무 크다. 따라서 대중국 수산물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식품기업 및 냉동냉장 물류기업과의 연계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의 온라인쇼핑 시장은 한국의 수산물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과 동시에 성공한 노하우를 통해 동남아 등의 신흥개도국으로 수출을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수산물 생산, 가공, 수출기업 간 협력이 필수적이며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기민하게 적응해 나갈 수 있는지가 향후 중국의 새로운 수산물 시장으로 진입하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한국은 단순히 중국의 수산가공업체에 원료를 수출하는 원료공급국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 아래 한국이 수산물 수출 강국으로 우뚝 서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진 전 한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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