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뭐 이런 걸 다..] UN은 일본편? 동해는 어디 갔나

오충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0 10:00

수정 2016.12.11 16:23

꼭꼭 숨은 UN 공식 서비스 지도엔 `SEA OF JAPAN`
구글코리아 “이어도 위치 오류 맞지만, 수정 일정은 알 수 없다”
잘 알려지지 않았고 찾기 쉽지도 않지만, UN도 공식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지도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하단에 수많은 작은 글씨들 중 하나인 `Maps`로 들어가서 국가나 지역별, 주제별로 나눈 수백 개 목록으로 또 들어가야 볼 수 있습니다. 모든 UN 회원국의 지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개발도상국 위주로 일부만 있습니다. 그래도 UN이 우리 바다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외교부는 ▲‘일본해’가 관행적으로 널리 사용되어온 현실 ▲병기를 권고하는 국제 결의 ▲병기의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동해/일본해’ 병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수로기구(IHO)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의 지명 표기 관련 결의에 따르면, 다수 나라가 공유하는 지형에 대해 당사국들이 단일명칭에 합의하지 못하면 ‘병기’를 권고하고 있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바다를 UN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한반도 영토나 영해가 일부라도 나오는 지도는 북한과 러시아 두 개입니다. 이렇게 꼭꼭 숨은 지도에 동해는 안녕한지 살펴보니 실망스럽습니다.

둘 다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돼 있습니다. 병기조차 하지 않은 일본해 단독표기입니다. UN의 권위를 생각하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UN은 지도서비스 안내에서 지명 관련 분쟁에 대해 한 발 뒤로 물러서며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쟁이 있으면 병기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UN의 지명표기 방식에 따른 `SEA OF JAPAN` 단독표기는 이해 가지 않습니다. 지명 표기가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면 `SEA OF JAPAN`이 아닌 `EAST SEA`로 표기해도 무방할 터입니다. 또한, 병기조차 안 했다는 것은 분쟁지역도 아닌 일본해로 본다는 뜻이 됩니다.

UN 러시아 지도에 나온 북한 함경북도 해역 (자료=UN홈페이지)
UN 러시아 지도에 나온 북한 함경북도 해역 (자료=UN홈페이지)
UN 북한지도의 함경북도 해역 (자료=UN홈페이지)
UN 북한지도의 함경북도 해역 (자료=UN홈페이지)
우리 바다는 UN에서뿐만 아니라 구글에서도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는 남해나 제주해협으로 불러야 할 제주도 서쪽 인근 해역이 동중국해로 나옵니다. 이어도는 아예 엉뚱한 곳에 표시하고 있습니다. 마라도 남서쪽 150km나 멀리 떨어졌지만 불과 7km 떨어진 것으로 명칭을 표기합니다. 143km면 서울-대전 직선거리인데 그만큼의 바다를 잃은 느낌입니다.

(관련기사 : 대한민국 국토최남단, 잘 지키고 있습니까?)

이어도 오류에 대해 구글코리아에 문의했더니 “데이터 오류다”라며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언제 수정할지는 모른다”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또한 남해나 제주해협이라는 명칭은 왜 쓰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분쟁지역이나 경계지역 명칭은 (해당 국가 지도를 포함해) 다양한 출처의 자료를 참조해 가장 정확한 명칭을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남해나 제주해협으로 제작된 지도 데이터보다 동중국해라는 데이터를 신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주해협이나 남해라는 이름을 우리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는 말도 됩니다.

그리고 “여러 이름의 순서를 결정할 때 다양한 제3자 제공 참고 문헌을 참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3국의 지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글의 답변에서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기본적인 전략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은 “여러 명칭을 나열하는 경우 그 순서는 해당 분쟁에 대한 구글의 입장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UN과 마찬가지로 국가 간 신경전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백 년 전 지도가 지금의 영토주권 근거가 되고 있는데 국제연합인 UN과 글로벌 기업인 구글의 지도는 무엇보다 강력한 자료가 아닐까요.

정부는 독도가 우리 영토인 근거 중 하나로 ‘세종실록-지리지‘등 고지도를 들고 있습니다.
이는 무려 562년 전인 1454년 지도입니다. 일본고지도인 ’일본여지로정전도‘는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시하지 않았는데 225년 전인 1791년 제작된 것입니다.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는 UN과 구글의 주장보다 결국은 ‘지도’ 가 오래 남을 것입니다.

ohcm@fnnews.com 오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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