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기발한 사명 이야기(35)] 휴롬,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8 17:44

수정 2016.12.08 17:44

건강 파는 기업으로 소비자에 각인
[기발한 사명 이야기(35)] 휴롬,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인 11일 단 하루 220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 있다. 그 주인공은 프리미엄 원액기 전문기업으로 잘 알려진 '휴롬'이다. 휴롬은 '사람(HUMAN)'과 '이로움'의 합성어로 사람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의미다. 휴롬 원액기는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발명가인 김영기 휴롬 회장이 수십년간 수천번의 실험과 성공, 실패의 과정을 반복하며 얻어낸 결실이다.

휴롬 사명의 유래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아산업 대표였던 김 회장은 1900년대 말 오스카 만능 녹즙기를 시장에 내놨다.
주스, 칼국수 면발, 참기름까지 짜낼 수 있는 다기능 제품이었다. IMF 외환위기가 최고조 이르렀던 1998년 오스카 만능 녹즙기는 그해 홈쇼핑 최고 히트작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유사 상품이 쏟아지고 법정 분쟁까지 이어지자 애써 일궈놓은 시장 질서와 가격은 모래성처럼 무너졌고 남은 것 상처 뿐이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경험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김 회장은 '무엇'을 만들기보다 사람들에게 건강을 주고 싶다는 '가치'에 초점을 맞춘 제품 개발에 돌입한다. 건강을 주기 위해서는 자연 그대로를 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쉽고 편리하게 자연을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게 그는 과일이나 채소를 갈지 않고 지그시 짜는 핵심 부품인 '스크루'를 개발에 성공한다. 이것이 바로 저속 원액기의 시초다. 국내 최초 원액기의 이름은 '콩쥐'였다.

수개월이 지났지만 콩쥐에 대한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김 회장은 '건강한 삶의 컨셉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고급스러운 이미지 전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산업자원부의 브랜드 네이밍 지원 추진 사업에 도움을 요청했고, 몇가지 제안을 받게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휴롬'이다. 당시 제안자는 "건강은 휴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휴식으로 이로움을 준다는 의미로 휴롬이 좋겠다"고 했다.

부르는 느낌이나 이미지도 좋았지만 '휴식'이라는 의미가 마음에 들지 않던 김 회장은 쉴 '휴'자 대신 '휴먼(HUMAN)'으로 바꾼다.

이렇게 브랜드명은 '콩쥐'에서 '휴롬'으로 바뀌고, 디자인도 지금의 모습으로 개선했다. 이게 지난 2008년의 일이다.


"휴롬으로 건강하세요"라는 멘트로 국내 홈쇼핑 시장에서 저속 원액기 휴롬은 소위 대박을 쳤다. 이어 중국 동방CJ홈쇼핑을 시작으로 중국시장에서 '원액기=휴롬'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국내와 중국에서 '휴롬=건강을 파는 기업'으로 각인되자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법인명도 '휴롬'으로 변경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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