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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은 내 직업" 연봉 1억 수입 올린 英노숙자.. 지금은?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0 13:16

수정 2016.12.10 13:16

사진=영국 스컨소프 텔레그래프/더미러
사진=영국 스컨소프 텔레그래프/더미러

영국의 한 전직 노숙자가 구걸로 일년에 1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데일리메일 등은 잉글랜드 링컨셔주 스컨소프 타운의 노숙자 자선 센터에서 무급으로 상담일을 하는 '전직 노숙자' 트래버 스미스(33)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일을 구하기 전까지만해도 그는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구걸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노숙자들과는 조금 달랐다. 스미스씨는
노숙인으로 살던 당시 하루 평균 270파운드(약 40만원) 정도를 벌었다.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7만 파운드(약 1억300만원) 정도가 된다.


과거 주점 요리사로 일하던 스미스씨는 일터에서 해고된 뒤 아내와 이혼까지 하게 되자 삶을 포기하고 거리를 배회하며 희망없는 하루 하루를 보냈다.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 그는 두 아이 마저 친척집에 팽개쳐 두고 집 없이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 생활을 했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은 그에게 온정을 베풀었다.

하지만 따뜻한 '도움'은 스미스씨를 점점 더 나락으로 빠지게 했다. 쉽게 큰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는 본격적으로 구걸을 직업 삼아 살았다. 사회복지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그는 조언도 무시하고 구걸로 사는 길을 택했다.

스미스씨는 "구걸은 나에게 있어 직업과 같았다"면서 "언제 어디서 구걸을 해야 돈을 더 받을 수 있는지도 안다"고 말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스미스씨는 재기에 사용하지 않고 마약을 구입하는 등 흥청망청 사용했고 점점 더 폐인이 돼 갔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정신을 차린 스미스는 지난 9월 안전 주택 단지 입주 심사에 통과했고, 현재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며 살고 있다.

그는 "마약 중독자들은 도둑질보다 돈을 벌기 쉬운 구걸을 택한다.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닌 해결책이다"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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