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2016 영화계 트렌드 '재개봉' '헬조선' '혼영'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5 11:20

수정 2016.12.15 11:20

2016 영화계 트렌드 '재개봉' '헬조선' '혼영'
월정액 VOD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가 15일 자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6년 영화계 문화 트렌드를 정리했다. 왓챠플레이에 따르면 2016년의 영화계 트렌드는 △재개봉 열풍 △자조적 인식 팽배 △혼영의 시대로 요약된다.

스테디셀러, 재개봉 열풍
왓챠플레이 인기 영화 상위 100편의 제작년도는 1980년부터 2015년까지 폭넓게 분포돼 있다. 최신 극장개봉작 VOD 위주로만 콘텐츠 소비가 이뤄지는 IPTV 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왓챠플레이가 월정액 VOD 시장에서 추천 기능으로 콘텐츠 수명을 늘리고 있다면, 영화계에서는 재개봉 열풍이 눈에 띈다. 재개봉은 기존 개봉 당시 관람 기회를 놓쳤거나, 예전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픈 관객을 위한 장치다.
검증되지 않은 최신개봉작보다 검증된 명작을 다시 보려는 관객들이 재개봉 열풍을 이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올 한해만 '노트북', '500일의 썸머', '인생은 아름다워' 등의 재개봉작이 관객수 1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들 영화의 왓챠 평균별점은 각각 4.0개, 3.9개, 4.4개(모두 5개 만점)로 작품성을 매우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이밖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무간도', '초속5센티미터', '죽은 시인의 사회', '미드나잇 인 파리' 등 올해 재개봉했던 명작들을 왓챠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헬조선' 자조적 인식 팽배
왓챠플레이는 다채로운 큐레이션을 선보이며 추천 콘텐츠의 양과 질을 모두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큐레이션은 '너무나 현실적인 헬조선의 비애를 콕콕 집은 영화들'이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한공주', '거인', '카트' 등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16편의 한국영화로 구성된 이 큐레이션에서 가장 공감을 많이 받은 코멘트는 "'영화니까 저런 스토리 만들지 공감 하나도 안되네 너무 억지 비극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였다.

'올여름 국내 대형 배급사의 텐트폴(대작) 영화 흥행 1·2위는 '부산행'(1156만명)과 '터널'(712만명)이었다. 두 영화는 모두 사회 부조리 때문에 무너진 국가 시스템과 그로 인해 고통 받는 개인의 모습을 그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영화가 약 2000만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 바탕에는 신조어 '헬조선'으로 대변되는 자조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혼밥-혼술 이어 '혼영' 시대
2016년 12월 동안 왓챠플레이 가입자가 감상에 사용한 기기를 조사한 결과 모바일이 전체의 80.5%를 차지했다. 모바일 기기는 다른 어떤 기기보다 '혼영'(혼자서 영화를 보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에 특화됐다는 특징이 있다. 혼밥-혼술(혼자서 밥을 먹고 술을 먹는 최근의 트렌드를 가리키는 신조어) 열풍에 이어 혼영의 시대도 도래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전체 영화 티켓 매출 중 1인 티켓의 매출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3년 7.2%, 2014년 8.3%, 2015년 9.7%, 2016년 상반기에는 11.7%에 달하는 관객이 혼자서 영화관을 찾았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집필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도 내년의 소비 트렌드를 '1코노미'로 전망했다. 1코노미는 '1인'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1인 단위의 소비 생활이 이뤄지는 세태를 가리킨다.


박태훈 대표는 "개인별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맞춤 추천해 주는 왓챠플레이의 특성도 모바일 기기를 통한 혼영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