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여의도에서] 눈에 띄는 서울의 '변화'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6 17:58

수정 2016.12.16 17:58

[여의도에서] 눈에 띄는 서울의 '변화'

글로벌 파워 도시지수 세계 6위(일본 모리재단), MICE 개최건수 세계 3위(국제협회연합), 국제금융도시평가 세계 6위(영국계 컨설팅그룹 Z/Yen), 외국인직접투자 사상 최고인 85억달러 기록….

올해 서울의 글로벌 성적표다. 비교적 괜찮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청계천 사업과 같이 두드러진 치적이 없다는 비판 등을 자주 받는 데다 복지정책 등에 치우쳐 포퓰리즘에 빠졌다는 비판까지 덤으로 받고 있다.

박 시장은 한술 더 뜬다.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11월 초부터 일찌감치 촛불정국 속으로 뛰어들었다. 낮에는 시정(市政)을 챙기고, 밤에는 촛불집회를 챙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서울시의 경제성적표를 폄하할 일은 아니다. 특히 이 분야에서 주목할 사실은 앞으로 가시화될 변화가 지난 시간의 성적표 이상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서울의 경제지도가 전면적으로 변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우선 코엑스∼현대차 GBC∼잠실운동장의 국제교류복합지구(MICE단지 조성) 사업은 관련 세계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 사업은 33만㎡ 규모에 민간투자를 받아 세계 최고의 호텔과 전시.컨벤션 시설을 들여 서울은 물론 국가 전체까지 성장을 견인시킬 동력사업이다. 서울이, 박 시장이 서울의 MICE 역사를 새로 써 이 분야 부동의 1위 도시인 싱가포르를 제칠 수 있는 야심찬 계획이다. 현대차가 제공하는 공공기여금만 해도 1조7000억여원 규모다. 이 재원이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을 비롯해 필수 기반시설 등에 대대적으로 투입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 전역에 미치는 경제적.산업적 영향력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베드타운에 머물렀던 동북 4구를 수도권 동북부 320만 중심지이자 8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문화.경제 허브로 조성하는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 동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중랑천을 중심으로 상부를 여의도 10배 규모의 수변공원으로 조성하는 '중랑천 중심, 동북권 미래비전'도 본격 진행 중이다.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했던 강북권역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서울의 해묵은 과제였던 지역균형발전이 시민 삶으로부터 이뤄지게 된다.

과거 이런 대규모 사업은 재정 문제에 발목을 잡히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민자와 공공기여를 적정히 활용해 공공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민간사업자들의 사업성도 보장하는 모델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또 서울역 고가도로 재생사업인 '서울로 7017' '다시.세운 프로젝트' 등도 주목되는 사업이다.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등 걷는 도시를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 시장의 강력 건의로 정부가 용산공원의 시설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생태공원 조성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처럼 서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서울형 정책'을 벤치마킹하려는 해외 도시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민간기업들은 서울 행정정책(42건)을 수출해 해외 시장 25개국 35개 도시에서 7500억원의 수요를 창출했다.

서울의 변화는 대한민국의 변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서울시정이 향후 어떤 모습을 낳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dikim@fnnews.com 김두일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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