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올 한 해 사회과학 논문 트렌드 봤더니...불황 탓 '공유경제' 각광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2 15:01

수정 2016.12.22 15:01

여전한 ‘박정희’ 잔향 ∙∙∙ ‘여혐’은 독보적인 올해의 키워드
올 한 해 경제분야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은 경기연구원의 김점산·지우석·강상준 연구위원이 저술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미래와 성공조건'이었다.

22일 국내 최대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DB) 디비피아(DBpia)에 따르면,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미래와 성공조건'은 전체 논문 가운데 전체 순위 35위를 기록하며 경제분야에서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으로 선정됐다.

■경제-'공유경제'·'4차 산업혁명' 관심

/사진=디비피아
/사진=디비피아

디비피아는 "장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공유경제', '사회적 경제'와 같은 경제의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논문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사회적 경제'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298위), '공유경제 서비스의 성공요인에 관한 실증 연구'(460위),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혁신의 가능성과 한계'(1442위), '사회적기업의 사회경제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요인 분석'(2429위),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정부규제의 필요성'(3236위) 등 상당히 많은 공유경제 관련 논문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또한 많은 관심을 받은 경제학적 주제였다. 2016년 한해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20편 가량의 논문이 발 빠르게 집필되고 읽혔다.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88위)이었다. 그 다음은 4차 산업혁명이 마케팅에 있어서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을 예측한 '4차산업혁명, 마케팅 혁명의 길'(123위)이 차지했다.

논문들을 일별해보면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스마트 기기 회사들 동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산업인터넷'을 적시한 논문, 스마트기술과 표준화 전략,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국가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계량적 연구 등이다. 연관주제인 사물인터넷 논문 85편, 인공지능(로봇)에 관한 논문 100여 편, 드론에 대한 논문 56편 등도 이용순위에 포함됐다.

■정치-"국정교과서 논란 여파"에 '박정희 붐'
/사진=디비피아
/사진=디비피아
정치분야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논문이 가장 많이 이용됐다. 올 한해 논문이용통계에 등장한 박정희 관련 논문은 총 48편이었다. 국가 최대이슈인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에도 박근혜 관련 논문은 45편이 등장하는 데 그쳐, 박정희 관련 논문보다 세 편이 적었다. 이어 이승만 22편, 이명박 15편, 노무현 10편, 김대중 6편, 노태우 3편 순이었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의 2012년 논문 '박정희에 대한 정치학적 평가'가 전체 이용순위 225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그 뒤를 이어 '경제정책', '개발독재', '통치이념', '통치전략', '경제발전 vs. 민주주의', '대북정책', '국민통합' 등의 주제로 다양한 논문이 이용됐다. 논문리뷰 전문매체 리뷰 아카이브 강성민 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박정희 논문읽기 붐의 주요 원인이라고 꼽았다. 강 대표는 "국정 역사교과서 논쟁의 가장 첨예한 이슈가 박정희 정권에 대한 평가"라며 "국정화를 반대하든 찬성하든, 박정희 정권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각자의 주장을 위해 박정희를 열심히 연구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김영란법' 관련 논문도 정치분야 논문의 주요 주제였다.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일명 '김영란법' 관련 논문은 총 9편이 순위에 진입했다. 논문들은 대부분 김영란법의 위헌을 따지거나, 시행령에서 보강해야 할 점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약 300만명에 육박하며,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비판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여혐' 올해의 키워드 등극
올 한 해 사회과학 논문 트렌드 봤더니...불황 탓 '공유경제' 각광
올 한해 최고 이용 논문은 '여혐' 논문이었다. 디비피아의 2016년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의 이용통계에 따르면, 서울대 기초교육원 김수아 교수의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7,388회)이 이용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왜 한국 남성은 한국여성들에게 분노하는가'(5750회)와 '일베와 여성 혐오'(3991회)가 이용순위 2, 3위를 차지해 1~3위 모두 '여성혐오' 주제 논문이었다.

'여성혐오' 관련 논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인터넷 여성혐오'(7위), '문화영역의 여성화와 여성혐오'(17위),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20위), '혐오발언에 기생하기: 메갈리아의 반란적인 발화'(37위), '혐오의 시대: 2015년 혐오는 어떻게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43위), '전략적 여성혐오와 그 모순'(117위) 등 여성혐오를 다룬 논문은 그 종수가 많지 않음에도 거의 대부분이 이용순위 최상위권에 포진함으로써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페미니즘, 젠더 등의 전통적 여성 주제 역시 다른 주제들에 비해 약진을 보였다.
전체 100여 편의 페미니즘 분야 논문 중 상위 10편이 모두 '여혐'을 직접적·중점적으로 다룬 논문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