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올해 주식농사는 어떠셨는지?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2 17:18

수정 2016.12.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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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올해 주식농사는 어떠셨는지?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지난 주말 모교 은사님을 모시고 송년회가 있었다. 송년회가 마무리되고 동기 몇몇과 술자리가 이어졌다. 내가 증권부 기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식투자가 화제가 됐다. 그 자리에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친구는 한 명도 없었다. 한 친구는 자기 동생이 적지 않은 아버지 유산을 받았는데 2년 만에 주식투자로 모두 날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내 친구는 같은 유산을 갖고 이른바 꼬마빌딩을 사서 건물주가 됐다. 요즘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데. 몇 년 사이에 60%가 올랐다며 소주 값을 계산했다.

최근 내 퇴직연금 운용보고서가 e메일로 도착했다. 헉,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났다. 그동안 높은 수익률은 아니더라도 마이너스는 아니었는데 처음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 손실이 나 있었다.

증시가 좋지 않았던 데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채권쇼크가 오면서 큰 손실을 봤다. 안전을 가장 강조한 퇴직연금인데 손실이라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다. '내가 이러려고 퇴직연금 들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문제인지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내 주위에는 아주 주식투자를 잘하는 지인이 있다(내 개인적 생각이다). 그는 거의 삼성전자에만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움직임이 무거운 데다 비싸고, 몇 주 사지 못한다고 기피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다시피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대장주이면서 대표 우량주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계단식으로 상승해왔다. 그는 삼성전자가 100만원이 넘사벽일 때는 80만원대에 사서 100만원이 넘어가면 팔고, 100만원이 지지선일 때는 100만원대에 샀다가 120만~130만원 가면 팔고. 그는 이런 식으로 1년에 두세 번 매매를 하면서 그때마다 15%에서 20% 수익을 낸다. 현재도 160만원대 매도했다가 삼성전자 갤노트7 발화사태 때 140만원대에 재매수해서 3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한 종목으로만 제법 큰 목돈을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좋은 점은 또 있다. 배당이 덤이고, 증시가 폭락해도 낙폭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곧바로 반등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들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도 그는 두 다리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다. "삼성전자가 망하면 대한민국도 망하는 거지"라면서. 그는 지금 겨울휴가를 이웃나라에서 즐기고 있다.

지인의 삼성전자 투자전략을 펀드매니저들에게 말하고 의견을 물었다. 답변은 "…".

이제 2016년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기업들은 한 해 결산을 위해 분주하다.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꼭 한 해 투자를 결산.정리한다고 한다. 그리고 투자전략을 수정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
돈을 벌지 못한 투자자라면 참고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 증권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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