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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부산은행 전화금융사기 모니터링 팀 "빠른 대처로 5000만원 사기 막았죠"

박세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9 17:53

수정 2016.12.29 18:36

부산은행 윤종구 과장이 근무하고 있는 모니터링팀 팀원들이 전화금융 사기 척결 의지를 다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산은행 윤종구 과장이 근무하고 있는 모니터링팀 팀원들이 전화금융 사기 척결 의지를 다지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부산은행의 금융사기 예방 모니터링팀(사진) 컴퓨터에 '사기 의심 거래' 팝업이 떴다. 출금을 요청한 돈은 5000만원, 전액 현금이었다.

부산은행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전화금융 사기단 인출책 4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사기범을 잡은 것은 부산은행의 '전화금융 사기 모니터링팀'과 영업점 직원의 빠른 판단력과 침착한 대응 덕분이었다.
예금주는 부산은행 고객이었지만 오랜기간 거래내역이 없는 계좌였다. 타행에서 입금한 돈이었고 입금된 지도 불과 두 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인출자는 폐쇄회로TV(CCTV)에 기록이 남지 않도록 창구를 찾아 한꺼번에 인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모니터링팀이 관찰하는 시스템에는 인출규모나 입금 후 인출시간 등 여러 조건이 등록돼 있어 수시로 알림이 울린다.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알림창이었지만 그날 인출은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졌다.

부산은행 모니터링팀 윤종구 과장은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개의 의심거래 창이 뜬다"며 "오랜기간 거래가 없던 통장에 갑자기 거액이 입금됐다가 현금으로 찾아가는 것이라면 분명 사기일 것이라고 의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본사에서는 영업점에 사내 메신저를 보내 시간을 끌 것을 지시했다. 확인작업이 필요해서다. 만약 인출을 시도한 사기범이 통장을 돌려받고 도망을 간다면 잡기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영업점은 기지를 발휘해 침착하게 대응했다. 창구직원은 "고액 금융거래이기 때문에 인출 사유를 기록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유를 알려달라"며 시간을 끌었다.

모니터링팀에서는 입금한 은행과 협조해 입금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부산은행 계좌를 보유한 예금주도 이용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입금된 계좌에도 지급정지 코드를 등록하는 등 출금을 막았다.


윤 과장은 "보통 이런 식으로 사기에 휘말린다면 상대방이 검찰이나 금감원 같은 기관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때 사기범들은 절대 다른 전화를 받지 말라고 요청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하려 해도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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