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中 반도체굴기 잇단 제동.. 中기업 M&A 시도 원천봉쇄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3 17:53

수정 2017.01.03 22:15

오바마, 안보 등 이유로 중국의 반도체 투자 제한
이달중 보고서 채택할 듯.. 트럼프도 규제 이어갈 듯
美, 中 반도체굴기 잇단 제동.. 中기업 M&A 시도 원천봉쇄


【 서울.베이징=최갑천 기자 김홍재 특파원】 미국 오바마 정부가 이달 안에 중국의 반도체 투자를 제한하는 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산 반도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타도'를 노골화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미국 정부의 안보정책에 의해 급제동이 걸릴 경우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 정부, 중국 '반도체 굴기' 제동

3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조치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중국에 대한 보호무역 제재 등에 대해 이견을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된 견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대미투자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의 미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가 경제.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마무리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수석과학고문이 준비 중이며 이달 임기가 만료되기 이전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자가 오는 20일 공식 취임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전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고서에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주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강경한 입장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에서 CFIUS는 미국의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노력에 대해 지침을 제시하고, 새로운 수출규제와 중국 기업과의 합작투자에 대한 제재 등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반도체, '잠재적 리스크' 완화 호재

이번 이슈는 표면적으로 경제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으로 비치지만 장기적으로 국산 반도체업계와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2년 새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저지했던 미 정부가 투자규제를 명문화한다면 우리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며 "다만 세부적 제재 강도가 나오지 않았고, 미국이 그동안 자국 반도체업체의 중국 인수를 불허하는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보고서가 나오더라도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업계는 이번 미국의 조치가 자국의 강점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보호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상무는 "한국은 메모리 분야의 최강자라 당장의 영향은 없겠지만 미국의 규제가 장기적으로 시스템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cgapc@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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