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언제 어디서나 당신이 원한다면, 그곳이 미술관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9 17:10

수정 2017.01.10 08:30

VR 오픈 갤러리 플랫폼 '이젤' 대표 윤영준
2~3개월이면 끝나는 미술전시회 VR기술로 보관하면 영원히 남아
전세계 명화들 만날 수 있어 사람과 미술 더 가깝게 연결해줘
VR기술을 기반으로 한 오픈 갤러리 플랫폼 '이젤'을 운영하고 있는 윤영준 대표는 "VR은 미술시장에서도 유용한 차세대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VR기술을 기반으로 한 오픈 갤러리 플랫폼 '이젤'을 운영하고 있는 윤영준 대표는 "VR은 미술시장에서도 유용한 차세대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첨단기술인 가상현실(VR)이 예술의 영역을 확 넓혔다. 직접 전시장에 가지 않더라도, VR로 재구성된 디지털 공간에서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내 방안에 누워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발품을 팔아 미술관을 직접 찾아가야만 만날 수 있었던 예술작품을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예술 감상 패러다임의 일대 혁신이나 다름 없다.


VR 오픈 갤러리 플랫폼 '이젤'을 운영하는 윤영준 대표는 "지금은 경험을 남기는 시대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주요 전시를 VR 기술로 만들어 보관하고, 이를 손쉽게 감상함으로써 사람과 미술을 더욱 가깝게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은 오픈 갤러리 플랫폼 이젤은 지금까지 웹에서 즐기던 온라인 전시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VR 기술로 360도 방향 전환을 비롯해 층별 이동도 가능할 만큼 자유롭게 움직인다. 공간 스캐닝 기반의 인터렉티브 환경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전시를 고화질로 손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한 윤 대표가 미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책으로 읽는 것과 달리 예술을 체험하는 것은 다른 생각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런 생각의 전환이 계기가 돼 미술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미술 전시회를 자주 다니면서 신기술인 VR과 미술산업을 접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재미있게도 사업을 구상하면서 만난 개발자도 컴퓨터 엔지니어링이 전공이면서 미술에 관심이 많던 사람"이라며 "약 2년 간의 기술개발을 거쳐 웹 서비스는 베타 서비스 단계에 있고, 모바일 앱은 2월 중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직 사업 초기단계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보통 미술 전시회는 2~3개월의 전시 기간이 마무리되면 끝난다. 사진 등이 남지만 전시회는 일회성으로 관람객 입장에서는 보고 싶어도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런데 이젤을 통해 VR 기술로 전시를 기록하면 그 경험을 영원히 남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윤 대표는 "미술관과 갤러리의 반응이 예상 외로 좋았다"며 "지금은 B2B(기업간 거래) 모델이지만 조만간 일반대중에게 직접 다가가는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젤과 손잡은 갤러리와 미술관은 30여개, 작가는 150여명에 이른다. 권오상, 신미경, 알렉스 케이츠 등 국내외 유명 작가를 비롯해 아라리오갤러리, 이화익갤러리, 갤러리2, 원앤제이 갤러리 등 국내 유명 화랑들도 이젤과 함께하고 있다.

첨단기술의 선봉에 있는 VR에 대한 시장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로 만들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치 실제 주변 상황.환경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만들어주는 기술인 VR은 최근 각 산업 분야를 비롯해 게임, 교육, 의료, 예술 등 그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윤 대표는 "VR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미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VR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VR은 단순 작품 사진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현장감과 몰입감을 준다.
이는 미술시장에서도 차세대 도구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표는 온라인 VR 전시 플랫폼인 이젤이 미술시장에 단단히 자리잡으면 이른바 'VR 갤러리'가 새로운 판매 채널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표는 "지금은 국내 전시에 집중돼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전시도 준비 중"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미술시장에서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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