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여의나루] 경제난국 헤쳐나가려면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2 17:37

수정 2017.01.12 20:52

[여의나루] 경제난국 헤쳐나가려면

정부는 '2017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의 경제성장 목표를 2.6%로 발표했다. 3% 아래 전망치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2% 중반대 성장에 이어 3년 연속 2%대 성장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으로 고착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난국과 대선을 둘러싼 정국 불안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등 대외 불확실 요인까지 겹쳐 올 경기는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목표 성장률을 지키기 위해 소비.투자.수출.일자리의 동반부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른 복합적 경제난국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2017 경제정책방향'에 담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다.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조기집행, 공공투자 확대, 정책금융기관 집행 확대 등을 통해 21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을 시행하고 올 1·4분기 재정 집행률을 사상 최대치인 31%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투자 진작을 위한 경기대응 대책만 가지고는 한국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다. 과거 경기침체는 글로벌 경기순환에 따른 영향이 컸다면 지금은 구조적인 저성장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적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제한적으로 지속가능한 건실한 성장을 위해 구조적인 체질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새로운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설정 아래 산업구조조정, 4차 산업혁명 등이 추진돼야 한다. 총수요를 끌어올리는 재정.통화정책과 함께 경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개혁으로 잠재성장률을 제고시켜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2%에서 2006~2010년 3.8%, 2011~2014년 3.4%에서 2015~2018년 3.2%로 낮아지고 있다.

한 국내 연구기관은 우리나라 10년 후의 잠재성장률을 0%대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는 구조적 대전환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하므로 노동투입을 전제로 한 성장전략 등 경제운용의 근본 틀을 재점검해야 하고 4차 산업혁명 등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정책운용 방향에 과감한 규제혁파나 진입장벽 철폐 등 획기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실업안전망 도입 방안, 저출산정책의 재설계 등 중요한 과제에 대해 기존 정책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구조개혁을 통한 경기활성화의 부진한 책임을 정부로만 돌릴 수도 없다. 오래 전 국회에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개혁법안 등이 통과되었더라면 소비와 투자심리를 살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최근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계획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무산됐다.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스위스 알프스, 중국 장자제 등의 산악케이블카, 협곡 유리다리 설치는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경제의 앞날을 위해 환경단체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생각해볼 대목이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만큼 정부는 대선 등 정치일정으로 경제관리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앞장서서 세심하게 정책을 관리하고 추진해야 한다.
정치권도 경제문제에 관한 한 정파를 넘어서 협력해 정부, 기업, 정치권이 함께 경제난국을 헤쳐나감으로써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윤대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청와대 경제수석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