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중국의 치졸한 외교, 더는 두고보면 안된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2 17:37

수정 2017.01.12 22:29

[데스크 칼럼] 중국의 치졸한 외교, 더는 두고보면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외교 공백에 주변국들의 예의 없는 공격이 도를 넘었다. 특히 우리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치졸한 경제보복 행위는 우리 정부를 대하는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마디로 치욕적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입금지 화장품 명단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1월 기준 28개 화장품에 대해 수입금지조치를 내렸다. 이 중 우리나라 화장품은 19개에 달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화장품은 프랑스 어느 화장품보다도 더 선호하는 명품임에도 수입금지를 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관영지 차이나데일리는 한 술 더 떴다. 12일 사설을 통해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불허한 것은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이지 한반도의 사드 때문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품질규정에 못미치는데 대한 자기반성은 안하고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는 것은 유리마음"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앞서 중국은 한한령(한류금지령)을 통해 한류 콘텐츠 수입을 제한하고 한국 연예인들의 진출까지 철저하게 심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일자 중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한류콘텐츠 수입을 제한한 적이 없고 민간 차원에서 반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또한 거짓말로 들통났다. 또 지난해 말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 항공사 3곳이 중국과 우리나라를 연결하는 8개 노선에 대해 1~2월 부정기편 운항을 전면 금지시켰다. 중국정부는 올해 춘제(1~2월) 연휴기간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며칠 전에는 한 발 더 나갔다. 중국 전투기 등 군용기 10여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제대로 외교적 대응도 못했다. 이쯤 되면 사실상 '도발'이다.

앞선 4일 민주당 송영길 의원 등 7명은 돌연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고 우리나라의 사드 추진 현황이 우리나라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당사자들은 부인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의 만남조차 거부해오던 중국 정부가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나와 환대까지 했다는 점에서 굴욕외교의 표본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 입장에 명백한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정부의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만나 "사드는 자주권 문제인 만큼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며 플린을 껴안았다.
사드는 북한의 핵위협이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안보를 위한 조치이고 이를 놓고 중국 정부가 반발하는 것은 엄연한 내정간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놓고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해야 할 때가 왔다.
아직도 우리를 중국의 변방에 위치한 작은 속국으로 보는 중국을 택할 것인지, 100여년 우리의 맹방을 자처한 미국을 밀어내야 할지는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건설부동산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