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최고 승자는 美 월가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5 15:39

수정 2017.01.15 15:39

【뉴욕=정지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최고의 승자는 미국 금융업의 중심지인 월가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FT는 13일(현지시간) 월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직책 중 다섯자리를 꿰차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선거유세 때까지만 해도 경쟁자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골드만삭스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월가를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월가 출신들을 행정부에 대거 포진했다.

또한 트럼프의 취임이후 금융산업을 포함한 전방위 산업 분야에서 규제 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면서 월가 주가는 더욱 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간 체이스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96% 상승한 34억3000만달러(약 40조원)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7100만 달러였던 순익이 올해 6억5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백악관 주요 경제 참모진들도 대부분 월가 출신으로 구성됐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안토니 스카라무치는 트럼프의 경제고문을 맡기 위해 현재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펀드회사를 매각할 예정이다. 또 다른 골드만삭스 동문인 디나 파웰 역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위촉됐고 월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골드만삭스를 대변한 바 있는 제이 클레이튼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위원장을 맡는다.

월가의 규제 강화를 옹호하는 '베터마켓'의 데니스 켈레어는 "골드만삭스와 월가 출신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걱정된다"며 "월가의 사람들이 악의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월가에 좋은 것이 미국에도 좋다는 그들의 인식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증권시장은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선거 이후 금융계 이익이 4590억달러를 기록했고 S&P500의 금융업계 지수는 24%나 상승했다.
금융업계 경영진은 트럼프의 승리와 공화당의 미국 의회 장악으로 인해 앞으로 금리 상승과 세금 인하, 규제 완화의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성장 지향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금융업계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시티그룹의 실적 발표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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