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무학회칼럼]

초불확실성 시대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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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의 시대적 화두가 피터 드러커의 '단절의 시대'(The Age of Discontinuity: Guidelines to Our Changing Society, 1969)와 존 갤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Uncertainty, 1977)였다면 지금은 배리 아이컨그린이 강조하는 '초(超)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Hyper-Uncertainty)이다.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에서 세계 석학들의 열띤 토론과 전망도 이를 반영했다. 함께 진행된 한미경제학회(KAEA)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한 기조강연 '한국과 아시아가 직면한 경제적 도전'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민간.국책연구원 원장들의 발표와 국내외 학자들의 잇따른 토론도 모두 초불확실성을 어떻게 수용, 극복해 대처하느냐에 모아졌다.

지난해 6월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세계를 놀라게 한 다음날 필자는 서울대 미주총동창회가 주최한 '브레인 네트워크' 강연회에서 '글로벌 시대의 한국 경제와 금융: 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소개했다.

요약하면, 경제와 금융환경의 세계화는 일찍이 인류사회가 경험하지 못한 놀라운 역사적 변화의 큰 흐름이다. 따라서 지구촌의 모든 경제주체들은 자신들의 현명한 의사결정을 통해 전인미답의 미래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큰 도전을 받고 있다. 1960년대부터 압축성장형 개발을 경험한 한국 경제는 불확실성 또는 불연속(단절)의 시대로 불렸던 1970년대를 지나 이른바 세계화 시대로 불리기 시작한 1980년대를 성공적으로 넘어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개발도상국들에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으로 인정받는 단계에서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압축성장 시대의 경직된 틀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는 중이기도 하다. 중화학과 조선 등을 위주로 한 재벌기업 중심의 취약한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초불확실성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틀을 하루속히 구축해야 급변하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경제금융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압축적인 산업화와 민주화는 우리나라의 현대사이기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과제들의 후유증을 다루며 동시에 국가발전 전략을 세우려면 그만큼 더 지혜로운 틀을 만드는 일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6월 본란에 쓴 칼럼에서 필자는 이미 융합의 리더십을 주제로 다루었다. 20대 국회 개원식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화합과 협치'에 걸맞은 '정부와 국회의 소통'을 강조한 직후였기에 이를 반기며 기대하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더 지켜보아야 할 원론적인 표현과 약속인 줄 알면서도. 그래서 아쉬움과 격려의 마음도 에둘러 함께 실었다. 그때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국제적 정치.경제환경의 제약 여건들을 감안할 때, 산적한 국내외 정치.경제 현안들로 과부하 상태인 한국호(號)의 선장으로서 끈질긴 창조적 고민과 겸허한 성찰의 지혜가 엿보이지 않는다"고 썼다. 그러면서 "반세기에 가까운 외국생활 때문에 대통령의 깊은 속내를 읽어내는 감각이 그만큼 무디어진 필자의 탓이라고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걸맞은 융합과 협치의 리더십을 정직하게 수행하는 모습이 아쉬우니 분발해주기를 부탁하는 바람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 사태를 바라보며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사필귀정이었다.
필자의 스승으로 몇 년 전에 타계한 안병욱 교수에 따르면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가장 사랑한 것은 참(誠)이요, 그가 가장 미워한 것은 거짓이었다. 우리 모두가 참된 리더십을 가질 때 나라도 산다.

김용헌 美 신시내티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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