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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또 한국인 피살.. 용의자 현지경찰 ‘충격’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17 17:31

수정 2017.01.17 17:31

외교 갈등으로 비화 가능성
필리핀에서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전.현직 경찰이 포함된 괴한 일당에 납치돼 살해당했다고 17일 외교부가 밝혔다. 잔혹 범죄에 공권력이 개입한만큼 수사 결과가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우리 정부는 필리핀 정부의 진상 규명 과정을 지켜보고 국가배상 등 추후 대응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납치됐던 한국인 사업가 지모씨가 납치 직후 피살됐다는 사실을 전날 필리핀 경찰청으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모씨가 지난해 10월 필리핀 자택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괴한들에 의해 납치된 사실을 바로 다음날 인지했다.

필리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로 특정된 8명에는 필리핀 현직 경찰 3명과 전직 경찰 1명 등이 포함됐고 지씨는 납치 직후 목이 졸려 살해 당했다. 이들은 지씨를 살해한 후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시신을 소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들은 지씨를 목졸라 숨지게 하고도 지씨 가족들에게 몸값으로 800만페소(약 1억9000만원)를 요구해 500만페소(약 1억2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자 일당에 현직 경찰관이 포함돼 수사도 난항을 겪었다. 특히 범인들이 돈을 받고 잠적하면서 수사 진도는 좀처럼 나가지 않았다.
사건이 일반 경찰에서 경찰청 납치전담반(AKG)으로 넘어가고 범행 당일 피해자가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을 이웃이 촬영한 사진과 용의자가 지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 등이 확보되면서 용의자 특정이 본격화됐다.

범행 3개월만인 최근 우리의 경장급인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살해범과 공범인 또 다른 경찰관(경장급)이 수사과정에서 지씨를 살해 후 화장했다고 자백했다"면서 "지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경찰관은 현재까지 자백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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