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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英,日 등과 잇따라 첫 정상외교...韓은 김관진-플린 고위급 채널 가동에 머물러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16:25

수정 2017.01.22 16: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멕시코·일본 등 전통 우방국들과 취임 직후 첫 정상외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하루 뒤인 2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첫 통화를 요청하면서 한·미간 고위급 외교채널을 가동시켰다. 하지만 한·미간 정상외교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까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간 전화통화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김 실장에게 "미국 신 행정부 하에서 한·미동맹 관계가 강력하고 긍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김 실장과 함께 주요 안보 현안에 관해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의 밑그림을 그릴 플린 보좌관(전 국방정보국 국장)은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며, 한국에 대해 비교적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분석된다.
김 실장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축하한 뒤 "굳건한 한·미동맹의 지속발전의 중요성, 북핵 문제의 엄중성과 시급성을 공동의 인식으로 한·미 양국이 빈틈없이 공조해 가자"고 호응했다.

청와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엄중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북핵·북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도 양국 고위급 안보라인을 가동하면서 빈틈없이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이날 첫 통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양측은 앞서 지난 9일 워싱턴에서 한 차례 만나 북핵불용 입장을 재확인하고,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예정대로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정부는 북핵 6자 회담 수석 대표 회동도 조속히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우리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나기 위해 미국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로 정부내 트럼프 행정부와의 채널구축 활동은 고위급부터 실무라인까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정상간 채널은 탄핵사태와 권한대행 체제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으나 별도의 통화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11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지 사흘째 되는 날 첫 전화통화로 정상외교를 가동했다.

양국 정상회담 역시 당분간 시점을 기약하기 어렵다. 과거 양측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은 대략 3개월 안팎의 시간을 두고 실시했다.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은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취임한지 채 2개월도 안된 그해 3월 초 정상회담을 실시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석달 째인 2009년 4월 초 정상회담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후 3개월 뒤인 2013년 5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하지만 이번엔 헌법재판소의 탄핵일정과 결정, 조기대선 가능성 등으로 인해 정상외교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과 다음달 초께 우방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6일께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회동을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운용 등 세계질서 개편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등과 만날 계획이며,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는 다음 달 초순 께 회담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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