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사진)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대국민담화 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한다. 지난해 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기자회견과 비슷한 형태다. 현재는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나 과거 국무총리들이 신년 기자회견을 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 비추어 사실상 대권행보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신년 기자회견은 10여 분 모두발언에, 50분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황 권한대행 측은 "국정 안정을 위해 해온 일들을 설명하고, 국민들께 여러모로 협조해주신 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과 중점 추진 과제들을 설명하고, 주요 이슈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힐 것"이라며 "올해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의 협조를 당부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이번 신년기자회견을 보는 시각은 예사롭지 않다. 최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주춤한 사이 황 권한대행의 약진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4.0%의 지지율을 기록,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밝힌 긍정 평가가 38%,부정 평가가 48%를 차지했지만 탄핵사태 속에서도 현 정권 인사의 평가가 40%에 육박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런 가운데 황 권한대행의 대외 행보 역시 활발한 편이다. 매일 4∼5건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오전에 관계장관 회의 등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 현장에 나가 북한·북핵 안보 문제, 청년일자리, 육아문제, 경제활성화 등에 대해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편, 경제계, 교육계, 건설업계, 중소기업계 등 신년인사회 참석을 통해 분야별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대선 출마시 권한대행의 직무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넘겨야 하기 때문에 정권안정 차원에서 무책임하다는 비판과 함께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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