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인 투자자금 신흥국 떠났지만 한국은 증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17:33

수정 2017.01.22 21:58

안정적 펀더멘털 높게 평가.. 잠시 머물렀다 떠날 수도
외국인 투자자금 신흥국 떠났지만 한국은 증가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도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은 오히려 대폭 늘어났다. 일단 다른 신흥국들과 비교해 안정적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가계부채, 정치적 불확실성 등 국내 변수와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조금만 커지더라도 이 자금이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2일 국제금융센터 및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증시로 순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12억4500만달러(약 1조4600억원)다. 앞서 미국의 금리인상 경계감이 높아졌던 11월 4억3600만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자금이탈 압력이 대폭 줄었다.

주요 아시아 신흥국들과 비교하면 국내 순유입 규모는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 12월 인도(-11억5000만달러), 인도네시아(-2억7300만달러), 필리핀(-1억9100만달러), 베트남(-5000만달러) 등은 1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우리나라의 견고한 경제 기초체력을 신뢰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통상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와 아시아 신흥국들을 하나의 펀드로 묶어 일정한 자금을 펀드 내 국가별로 분산투자한다. 지난해 미국 금리인상, 미국 대선 등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이벤트가 발생하자 다른 신흥국으로부터 자금을 빼 다시 우리나라에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외국인 자금이 잠시 머물렀다 빠져나가는 '현금 정거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자본시장 개방 정도가 높아 자금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다. 현금화가 쉬운 한국 비중을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1300조원을 넘어선 사상 최대 가계부채와 국가 기간산업 부진 등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변되는 정치적 리스크가 우리나라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BNP파리바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가별 취약성지수를 산출한 결과 한국은 20개 신흥국 중 말레이시아, 헝가리에 이어 세번째로 취약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현재 외국인 자금유출에 대비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통화스와프와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가 전부다.
그마저도 통화스와프는 다른 나라들과 정치적 충돌로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