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보수층 잡기 나선 반기문, 오세훈에 러브콜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17:46

수정 2017.01.22 22:04

광폭행보 접고 캠프 재정비 "바른정당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접촉 추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광폭 행보를 접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보수층을 잡기 위한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치통합을 기치로 내건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바른정당 외에도 '제3지대' 논의를 염두에 두고 있어 정계개편 방향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일단 반 전 총장은 바른정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바른정당도 무소속인 반 전 총장을 오 전 시장이 돕는 것이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라 반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주변에서 추천이 있어 반 전 총장께서 오세훈 전 시장을 눈여겨봐 먼저 접촉했다"며 "오 전 시장이 언제 와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오 전 시장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오 전 시장이 도와주면 굉장히 고마울 것"이라면서도 "반 전 총장께서 오 전 시장에게 연락한 것은 바른정당과는 관계 없이 개인적으로 추진됐다"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오 전 시장에게 반 전 총장이 직접 영입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바른정당 측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로 유력한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이 반기문 캠프로 간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며 "반 전 총장이 다른 당이라면 모를까 당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그런 콜을 했다는 것은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마음을 더 두고 있다는 것 아닌가 싶다"며 내심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당내 유일한 충청권 지역구 의원이자 김무성계 의원인 홍문표 의원을 매개로 바른정당과 반기문 캠프의 영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보수를 추구하는 반 총장의 행보와 정치적 철학으로 보면 바른정당과 가깝다"며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반 총장은 바른정당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박계(박근혜계)와 충청권 일부 의원의 탈당 움직임 또한 들썩거리고 있어 반 전 총장으로선 다양한 카드를 훑어볼 수 있게 됐다. 충청권 지역구인 박덕흠 의원은 탈당 결심을 굳혔지만 무소속으로 남아 반 전 총장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아직 미동도 보이지 않고 있다. 나 의원은 통화에서 "향후 추이를 보는 게 아니라 저는 기본적으로 탈당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이 든다"며 "반 전 총장에게 도움이 되는 행보를 한다는 것은 원칙적인 얘기였을 뿐 저는 별로 움직이면서 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보수 '집토끼'부터 잡고 다른 지지층을 확보한다는 반기문 캠프의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제3지대 연합 구성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경우의 수라는 점에서 반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는 안갯속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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