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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루피노 리제르바 두깔레 오로, 美 금주령 시대에도 팔릴만큼 인기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18:02

수정 2017.01.22 18:02

[와인 이야기] 루피노 리제르바 두깔레 오로, 美 금주령 시대에도 팔릴만큼 인기

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이탈리아 아오스타(Aosta)의 공작은 매년 로마로 성지순례를 떠나면서 가끔씩 토스카나 지역을 여행하곤 했다. 1890년 플로렌스에 있는 루피노의 와인셀러에 들러 여러 가지 와인을 맛보다 한 와인에 심취해 로마에서 돌아올 때까지 그 와인을 다른 곳에 팔지 말고 자신을 위해 리저브할 것을 요청한다. 이에 루피노에서 그 통에 '리제르바 두깔레 - 공작을 위해 예약'이라는 문구를 초크로 써 놓았고 성지순례를 마치고 다시 아오스타로 돌아오는 도중에 루피노 와이너리을 찾은 공작은 자신의 궁정에 와인을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이야기가 효시가 돼 만들어진 것이 '리제르바 두깔레' 레인지이며 이는 이탈리아 끼안티 지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인이 됐다. 루피노 리제르바 두깔레 오로는 매년 생산하는 와인이 아닌 기후가 좋은 해에만 수확한 포도로 한정 생산하는 프리미엄 끼안티 클라시코 대표 와인이다. 금색 라벨은 처음 선택한 포도밭의 위치, 양호한 재배 기간, 최고 품질의 포도 등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와인 제조 방식의 완벽한 조화를 상징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끼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중 하나로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2010 빈티지는 2014년 2월 처음으로 신설된 끼안티 지역의 최고 등급인 '그란 셀레지오네' 품질을 인정받았다.

일라리오&레오폴도 루피노가 설립한 루피노는 1877년부터 138년간 토스카나, 움브리아, 프리울지 등지에서 가장 훌륭한 포도 재배 지역을 엄선해 프리미엄 이탈리아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다.
루피노는 1895년 말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와인품평회에서 당시 프랑스 특급 와인을 제치고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이탈리아 와인의 우수성을 각인시켰다. 미국의 금주령 시대(1920~1930년대)에는 '스트레스 완화제'라는 이름으로 약국에서 판매됐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전세계 와인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100년 넘게 '끼안띠 지역 와인의 교과서'로 불리는 루피노는 1984년 끼안띠 지역이 DOCG로 지정됐을 때 최초의 보증레이블 'AAA00000001'를 받아 품질과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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