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보수층 잡기' 반기문, 오세훈에 러브콜..潘의 선택은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2 21:22

수정 2017.01.22 21:22

'보수층 잡기' 반기문, 오세훈에 러브콜..潘의 선택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광폭행보를 접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보수층'을 잡기위한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치통합을 기치로 내건 반 전 총장 입장에서 바른정당 외에도 '제3지대' 논의를 염두에 두고 있어 정계개편 방향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일단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바른정당도 무소속인 반 전 총장을 오 전 시장이 돕는 것이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라 향후 반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주변에서 추천이 있어 반 전 총장께서 오세훈 전 시장을 눈여겨 봐 먼저 접촉했다"며 "오 전 시장이 언제 와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오 전 시장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오 전 시장이 도와주면 굉장히 고마울 것"이라면서도 "반 전 총장께서 오 전 시장에게 연락한 것은 바른정당과는 관계 없이 개인적으로 추진됐다"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오 전 시장에게 반 전 총장이 직접 영입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바른정당 측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로 유력한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오 전 시장이 반기문 캠프로 간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며 "반 전 총장이 다른 당이라면 모를까 당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그런 콜을 했다는 것은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마음을 더 두고 있다는 것 아닌가 싶다"며 내심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당내 유일한 충청권 지역구 의원이자 김무성계 의원인 홍문표 의원을 매개로 바른정당과 반기문 캠프의 영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보수를 추구하는 반 총장의 행보와 정치적 철학으로 보면 바른정당과 가깝다"며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반 총장은 바른정당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창당 이후 지도부가 꾸려지는 과정에서 홍 의원이 지도부로 활동하면서 김무성 의원과 함께 반 전 총장 영입에 탄력이 붙을 수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계(박근혜계)와 충청권 일부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 또한 들썩거리고 있어 반 전 총장으로선 다양한 카드를 훑어볼 수 있게 됐다.

충청권 지역구인 박덕흠 의원은 탈당 결심을 굳혔지만 무소속으로 남아 반 전 총장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아직 움직일 미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통화에서 "향후 추이를 보는게 아니라 저는 기본적으로 탈당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이 든다"며 "반 전 총장에게 도움이 되는 행보를 한다는 것은 원칙적인 얘기였을 뿐 저는 별로 움직이면서 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바른정당도 너무 패권정당이 되는 것 같아 가지 않는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처음부터 새누리당을 흡수하는 형식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흡수가 안된채 그대로 있으면 보수정당 모두 튼튼해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보수 '집토끼'부터 잡고 다른 지지층을 확보한다는 반기문 캠프의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제3지대 연합 구성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경우의 수라는 점에서 반 전 총장의 정치적 행보는 안갯속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새누리당 친박실세를 뺀 나머지 의원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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