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의 소비자경제]

일자리는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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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얼마 전 발표한 2016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으로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었고, 구직활동을 중단했거나 단념한 인구는 2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또한 청년실업률 역시 10%를 오르내리며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최근 한 취업포털 조사 결과를 보면 불안한 취업전망으로 대졸예정자의 30%가 졸업을 미룰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정부 들어 매년 2조원 안팎의 예산을 청년일자리 창출에 투입했는데도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나마도 정부 노력 덕분이라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지금과 같이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려 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줄 뿐 성공하기 어렵다. 세금으로 공공일자리를 늘려본들 기업들은 세금을 낸 만큼 고용에 지출할 여력이 줄어 민간 일자리는 줄고 실질적 고용창출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의 일자리 예산은 고스란히 일자리 창출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반쯤은 어디론가 새어버린다. 관련조직을 운영하고, 생색을 내기 위한 경비 등으로. 물론 그런 경비지출로도 일시적 고용창출이 되겠지만 정부 예산으로 시장이나 소비자의 수요와 무관하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겠지만 세금으로 억지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만큼 돈을 나눠주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정부 일자리 창출정책 실패의 이유는 첫째로 세금으로 민간일자리를 공공일자리로 대체한 것을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착각하는 것이고 둘째로 시장, 특히 수요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 셋째는 전체 일자리 부족만이 아니라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불균형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일자리 창출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려는 정책보다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노력이 오히려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예컨대 공급능력은 충분한데 소비자의 구매력이 부족한 경우라면 복지정책이 일자리를 만든다. 주거, 의료, 교육과 같은 분야가 대표적이다. 건설인력, 의료인이나 선생님이 되려는 사람은 충분한데 저소득층의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기본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수급자 간 상호신뢰 부족이 거래를 저해하고 있다면 보증제도나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으로도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특히 일자리 수급 불균형 문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구직자는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브랜드기업의 일자리를 원하는 반면 그런 기업이 부족한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비자 보호는 일자리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요즘 대선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들이 앞다퉈 일자리 창출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려하기보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일자리를 늘리는 더 좋은 방법이다.

yisg@fnnews.com